동부대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해 넘겼다

동부대우전자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해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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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엔텍합이 동부대우전자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 이란 엔텍합과 브랜드 독점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양사 주요 임원 및 실무진들이 참석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2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 매각주간사 NH투자증권은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하지 않았다. 당초 KTB 프라이빗에쿼티(PE)와 유진자산운용·SBI인베스트먼트 등 동부대우전자 재무적투자자(FI)는 지난 연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는 본 입찰 참여 업체가 FI가 제시한 조건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부대우전자 매각가는 최소 2000억원대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인수전에 가세한 업체는 터키 베스텔, 이란 엔텍합-웨일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대유위니아 총 세 곳이다. 예비입찰까지만 참여했던 중국 메이디가 본입찰에 들어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중 대유위니아를 앞세운 대유그룹은 500억원으로 경영권 인수 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상증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스마트 저축은행을 매각, 800억원을 더 확보하겠다는 추가 방안까지 내놓았지만 FI측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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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해외 업체로 저울추가 기울고 있다. 베스텔은 터키 가전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대형 가전업체로 이전부터 동부대우전자와 협업해왔다. 업계에 대한 이해도나 자금 동원력이 상당하다. 예비입찰 때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힐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졌다.

이란 최대 가전 제조 및 유통업체 엔텍합도 만만치 않은 후보다. 엔텍합은 앞서 2010년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이행보증금만 납입하는 데 그쳐 대우일렉트로닉스를 동부그룹(현 DB그룹)에 넘기게 됐다. 7년만의 재도전인만큼 인수 의지가 상당하다. 여기에 지난해 초 미국의 경제 제재가 해제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동부대우전자와도 인연이 깊다. 동부대우전자는 2007년부터 엔텍합에 제품을 공급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이란에서 동부대우전자 '히잡 세탁기'가 인기를 끄는 만큼, 인수 후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등 시너지를 누릴 수 있다.

한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새해로 넘어오면서 동부대우전자 2018년도 사업계획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의류건조기와 공기청정기는 당초 일정대로 1~2월께 출시하지만 임원 인사나 신규 채용 등은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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