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숙자 규모가 7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미 언론들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실업률도 사실상 '완전고용'에 근접하고 있지만, 그만큼 성장의 그늘도 짙다는 의미다.
연방 주택도시개발부(HUD)는 올해 1월 기준으로 미국 전역의 노숙자가 약 55만4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0.7% 증가한 규모다.
소폭이기는 하지만 노숙자 규모가 증가세를 나타낸 것은 2010년 이후로 7년 만이다. 노숙자 규모는 2010년 63만70000명을 정점으로 해마다 감소하면서 지난해 55만명 선 밑으로 떨어졌다.
로스앤젤레스(LA)·시애틀·샌디에이고·새크라멘토 등 서부 지역에서 노숙자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LA의 노숙자가 지난해보다 26% 급증하면서 5만5000명으로 늘어났다. 전체 노숙자의 10% 규모다.
미 언론들은 “서부 해안지역이 노숙자 위기를 맞았다”고 우려했다.
노숙자가 가장 많은 도시는 여전히 뉴욕이다. 뉴욕의 노숙자는 작년보다 5%가량 증가한 7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노숙자의 14%를 차지했다.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은 공영라디오 NRP에 “뉴욕과 LA 같은 대도시에서 노숙자들이 많이 늘었다”면서 “소득보다 주택 임대료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한 지역들”이라고 설명했다.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