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아이폰 개통 애플 방식대로”… 개통 이외 대리점 주요 업무 제외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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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코리아(이하 애플)가 이동통신사에 '아이폰 개통'에 필요한 최소한 업무만 하고, 전국 대리점에서 맡고 있는 기본 업무는 하지 않겠다고 일방 통보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애플코리아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아이폰 개통에 필요한 최소 업무만 담당하겠다고 일방 통보했다.

애플스토어에서 '개통'은 하되 고객서비스 의무는 승계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기존 대리점과 형평성은 물론 이용자 차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정부도 애플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등 파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사 관계자는 5일 “애플은 요금제 가입 등 개통에 필요한 최소 업무 이외에 대리점에서 처리해야 할 업무를 애플스토어 프로세스에서 모두 제외하라고 요구했다”면서 “애플스토어를 방문하는 소비자는 아이폰 구매·개통을 제외한 부가서비스 선택과 회선 해지 등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통사는 애플이 추후 아이폰 공급 등에 불리한 조건을 제시할 것을 우려, 애플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대리점에서는 단말기 구매·개통은 물론 △회선 해지 △전산 조회(개통 이력, 미납금 등) △수납 △부가 서비스 △이통사 보험 상품 △이통사 단말 보상 프로그램 △TV·인터넷 결합 할인 등 업무가 가능하다. 수익과 직결된 개통을 제외하곤 사실상 고객 편의 차원에서 제공하는 업무다.

그러나 애플은 개통 이외의 업무를 일절 맡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 LG전자 자회사가 운영하는 삼성디지털프라자와 LG베스트샵에서 해지·조회·수납 업무 등 대리점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한 것과 비교된다.

애플의 이같은 행태는 철저하게 수익에만 초점을 맞춘 것으로, 개통 이외 업무에 이통사 부가 서비스 판매와 전문 상담 인력 등을 배치하지 않기 위해 대리점 업무 일체를 거부했다는 해석이다.

이통사와 유통점은 아이폰 충성 고객을 무기로 국내 시장에서 우월한 지위를 남용하는 사례로, 정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유통점은 특정 대리점(애플스토어)이 독자 방식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갖추겠다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대리점이 이통사에 업무 프로세스 변경을 요구한 것은 우월한 지위에 있는 애플이어서 가능한 일”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정부도 애플의 행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애플스토어가 아직 오픈 이전이어서 단정할 수 없지만 이용자 차별을 유발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통사와 애플 간 협상 상황을 확인, 예의주시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폰을 개통한 이용자가 인터넷·TV 등 결합 할인을 추가하려면 다른 대리점을 재차 방문해야 하는 등 동등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은 이용자 차별이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애플코리아는 이통사에 대리점 코드를 요청하며 개통 이외의 대리점 기본 업무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이통사에 통보한 이유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일반 휴대폰 대리점과 애플스토어 업무 프로세스 구분>

일반 휴대폰 대리점과 애플스토어 업무 프로세스 구분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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