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만든 LED 영화관, 시네마 본고장 유럽 첫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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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시네마 LED 상영관이 내년 2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오픈한다. 유럽에 시네마 LED가 공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의 본고장' 유럽에 영사기(프로젝터) 없는 영화관이 생긴다. 삼성전자가 스위스 취리히 영화관에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에서 영상을 직접 보여 주는 '시네마 LED'를 공급키로 했다. 한국에 이어 태국, 스위스 등 해외 영화관에 시네마 LED 공급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영화관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스위스 대형 멀티플렉스 '아레나 시네마'와 삼성 시네마 LED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아레나 취리히 실시티(Sihlcity)'가 시네마 LED를 도입하는 첫 영화관이다.

회사 관계자는 “시네마 LED 상영관은 내년 2월 오픈할 예정”이라면서 “유럽에서 시네마 LED 영화관을 만드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아레나 시네마는 현지 파트너인 아이매쿨릭스와 협업, 시네마 LED 구축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시네마 LED는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기술과 하만 음향 기술이 집대성됐다. 가로 10m, 세로 5.4m 넓이로 스크린으로 영상을 직접 보여 준다. 기존에는 디지털 빔 프로젝터로 흰색 스크린 막에 영상을 비췄다. 빛 밝기 한계 때문에 어두운 공간이 아니면 영상을 보기 어렵다. 영화관에서 영화가 시작되면 조명을 끄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시네마 LED는 영사기 대비 10배 밝다. 영화뿐만 아니라 게임 대회 등 각종 이벤트에도 활용할 수 있다. 4K(4096×2160) 해상도에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등 최신 화질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 음향 기술도 대거 접목됐다. 영화 상영관 중심이 아닌 어느 자리에서도 선명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아레나 시네마에도 시네마 LED 구축 때 하만 사운드 전문가가 직접 튜닝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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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7월 서울 롯데시네마월드타워점에서 세계 최초 시네마 LED를 공급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사장)이 '시네마 LED'를 소개했다.

스위스 취리히를 포함하면 삼성전자가 시네마 LED를 구축한 곳은 총 4곳이 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7월 서울 롯데시네마 잠실월드타워점에 첫 시네마 LED를 설치했다. 이어 9월에 롯데시네마 부산센텀시티관에 2호점을 열었다. 10월 태국 최대 영화관 체인인 메이저 시네플렉스와 시네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 시장에서 시네마 LED 구축 사업을 수주한 첫 번째 사례다. 메이저 시네플렉스가 668개 상영관을 보유한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시네마 LED의 추가 전환 가능성도 있다.

스위스 취리히 공급 사례(레퍼런스)는 200억달러가 넘는 유럽 영화 시장 공략에 첫 삽을 뜬 셈이다. 스위스 취리히를 유럽 영화관 시장을 공략할 주요 레퍼런스로 삼고, 프랑스 등 인근 국가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다. 시네마 LED가 대표 기업간거래(B2B) 사업인 점을 고려하면 양질의 공급 사례 확보가 시장 공략에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아시아, 유럽뿐만 아니라 북미 시장 등 글로벌 영화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북미에서도 시네마 LED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까지 세계 영화 상영관 가운데 10%를 시네마 LED로 대체하는 게 삼성전자의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시네마 LED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면서 “120년 넘게 이어 온 기존의 프로젝터 중심 영화관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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