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는 최태원 SK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 결정이 회사기회 유용을 통한 사익편취에 해당하는지 여부 조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요청했다고 8일 밝혔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SK는 올해 1월 LG로부터 실트론 지분 51%를 총 6200억원에 인수하는 결정을 했다. 4월에는 SK실트론 잔여지분 49% 중 사모펀드인 KTB PE가 보유하고 있던 19.6%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으로 추가 확보했다.
같은 달 우리은행 등 보고펀드 채권단이 보유한 29.4%를 최 회장 개인이 동일한 방식으로 확보해 SK실트론은 SK와 최태원 회장이 사실상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경제개혁연대는 49% 잔여지분 취득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SK는 당초 매입가에서 경영권프리미엄이 제외돼 30% 할인된 가격에 취득할 수 있는 SK실트론 잔여지분을 전부 취득하지 않고 이중 19.6%만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29.4%는 SK 이사인 최 회장이 취득했는데, 이는 상법과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회사기회 유용에 해당될 소지가 크다는 주장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미 지배권을 확보한 SK 입장에서는 지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회사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이었다”며 “SK가 SK실트론 지분 29.4%를 인수하지 않은 이유는 회사 부담 때문이 아니라 향후 상당한 이득이 예상되기 때문에 지배주주인 최 회장에게 제공한 것으로 보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최 회장의 지분 인수는 회사기회 유용 여부가 문제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에서 논의하지 않은 점도 의문”이라며 “회사와 이사의 이해가 정면으로 충돌되는 사안을 이사회가 논의하지 않은 것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위법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공정위 기업집단국에 조사 요청 공문을 발송한 상태”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