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첫 국정감사가 31일 사실상 종료됐다. 여야가 전·현 정부 정책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이면서 파행과 구태가 여전했다.
국회는 31일 각 상임위원회의 주요부처 종합감사를 끝으로 공식적인 국감 일정을 종료했다. 정보위원회, 국회운영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등 일부 상임위만 11월 초까지 국감을 실시한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이뤄진 올해 국감은 마지막 날까지 여야 간 적폐 공방이 반복됐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적폐를 우선 청산해야 한다는 여당의 '적폐' 공세와 현 정부의 각종 정책을 '신 적폐'로 규정한 야당의 역공이 맞섰다.
이번 국감은 초반부터 정쟁만 요란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국감 보이콧까지 선언했다. 각 상임위 국감장은 파행을 반복했다.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 체제 유지 결정에 국감 시작 이틀 만에 법제사법위원회가 파행됐다. 공영방송 정상화를 두고 여야가 맞붙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정부 탈원전 정책이 도마 위에 오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은 여야 간 고성과 막말이 오갔다.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도 마찬가지였다.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정쟁에 함몰돼 민생을 뒷전으로 미뤘다”며 이번 국감에 'C-'란 박한 점수를 매겼다. 정밀 평가는 12월 초에 나온다.
국감 기간 중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한국당 출당을 비롯해 한국당과 바른정당 일부의 통합,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자강파의 연대 가능성 등으로 정치판이 출렁였다. 국감에 매진해야 할 의원들이 딴 곳에 정신이 팔렸다는 비판도 받았다.
국회는 11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예산정국에 돌입한다. 각 상임위원회별로 주요 법안을 심사한다. 내년도 정부예산(안)을 두고 여야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국 주도권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