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 큰 폭으로 성장한 내수 가전유통 시장이 3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 갔다. 수년간의 정체 상태를 확실하게 극복하고 성장 가도에 올라선 모습이다. 에어컨과 의류건조기 판매가 매출 확대를 이끌었고, 온라인 쇼핑 대응 전략을 강화한 것도 주효했다.
25일 전자신문이 단독 입수한 가전유통 전문 업체 판매 실적(잠정치)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 삼성전자판매, 하이프라자, 전자랜드 등 4개사의 3분기 매출이 2조489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나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3분기 실적이 폭염에 따른 에어컨 특수와 1등급 가전제품 환급 정책 등으로 대폭 증가한 가운데 올해 더 큰 성장을 보여 준 것이어서 업계 고무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계는 이들 4개사 매출을 전체 내수 가전유통 시장의 55~60%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전유통 업계 1위인 롯데하이마트는 3분기 매출을 약 1조2000억원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7%나 성장했다. 에어컨과 건조기 매출이 상승했다. 온라인 매출 증가도 효과를 봤다.
삼성전자판매(디지털프라자)는 지난해 동기 대비 약 6.7% 성장한 6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3분기 '갤럭시노트7' 사태로 매출이 감소한 반면에 올해는 '갤럭시노트8'이 실적에 힘을 보탰다. 무풍에어컨과 프리미엄 가전도 상승세에 한몫했다.
지난해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 온 하이프라자(LG베스트샵)는 3분기에도 11%대 성장률을 이어 갔다. 3분기 매출은 약 4550억원(매출 원가 기준)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에어컨, 의류건조기, 공기청정기, 상중심 청소기 등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됐다.
전자랜드 역시 매출 17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성장했다. 용산 본점을 전면 리뉴얼하는 등 지난해부터 진행한 점포 확대·개편 효과가 통했다.
3분기 가전유통 시장 매출 확대의 1등 공신은 단연 에어컨이다. 지난해처럼 8월 이후까지 폭염이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7월의 폭염 때문에 매출이 급증했다. 8월과 9월은 다소 부진했지만 7월 실적이 이를 충분히 만회했다.
전통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이 변화하는 쇼핑 트렌드에 맞춰 온라인과 모바일 대응을 강화한 것도 매출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온라인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소형가전과 온라인 특화 상품 등을 앞세운 것도 주효했다. 현재 롯데하이마트는 전체 매출 가운데 20%, 전자랜드도 10% 이상이 온라인에서 나온다.
4분기에도 내수 가전 판매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10월 내내 진행하는 코리아세일페스타, 크리스마스, 연말세일 등 대규모 세일 이벤트가 있기 때문이다.
수년간 정체를 이어 온 내수 가전유통 시장은 지난해 5%대 성장한 이후 올해는 더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 판매량은 정체를 보이는 가운데 고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호조로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며 전체 매출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관측된다.
가전유통업체 고위 관계자는 “에어컨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판매가 호황이었고, 건조기와 공기청정기 등이 새로 시장을 만들어갔다”면서 “내수 가전 시장이 수년간 역성장과 정체를 거듭했지만 지난해 반등에 이어 올해도 확실한 성장세를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내수가전유통 3분기 실적 전망(단위:억원/자료:업계 종합)>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