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허리케인에 따른 타격에도 불구 노동시장의 호조 등에 힘입어 완만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연준은 이날 발간한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12개 연방준비은행 담당 지역의 경기 상황을 분석한 결과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로 인해 일시적인 영향이 있었지만 미국의 경제활동은 점진적(modest) 또는 완만한(moderate) 속도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지북은 연준이 매년 8회 발표하는 경제동향보고서로, 차후 열리는 금리 결정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쓰인다.
제조업과 비금융부문 서비스 산업은 대부분 지역에서 중간 정도로 성장했고, 자동차 판매 및 관광업은 대다수의 지역에서 성장했으나 소매업은 더딘 성장세를 보였다. 주택 건설 분야는 꾸준히 성장한 반면 상업건물 건설 분야는 전체적으로 소폭 상승했다.
주거 매매는 주택 매물 부족으로 많은 지역에서 저조하게 나타났지만, 비거주 부동산 거래는 전체적으로 소폭 상승했다.
리치먼드, 애틀랜타, 댈러스는 허리케인으로 인한 악영향에도 성장세를 보였다. 댈러스는 자동차 파손에 따른 새 차 구입이 늘었다. 리치먼드는 원자재를 포함해 제조업 물가가 상승했으며, 애틀랜타는 에너지, 농업, 관광업 분야가 허리케인의 직접적 영향을 받았다.
플로리다 서부 해안 지역 호텔과 음식점은 허리케인 어마 여파로 문을 닫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미국의 노동시장이 호조를 보여, 일부 산업 분야에서는 구인난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은 “건설과 제조업, 운송, 헬스케어, 서비스 등 상당수 산업에서 숙련공이 부족하다”며 “고용 증가율이 대부분 지역에서 주춤하거나 완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