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업계 투톱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나란히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쾌속 질주한다. 양사는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춰 올 연말을 넘어 내년까지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 세트 사업이 확대되면서 부품·장비 등 력사 실적도 동반 상승하는 후광효과가 나타난다. 자동차 부품,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동력이 될 차세대 사업까지 강화하고 있어 투톱 질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확실시된다. 실적이 고공행진하면서 주가도 급상승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14조원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3분기와 4분기에 연이어 신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24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 처음 영업이익 50조원 벽을 돌파할 것으로 점쳐진다.
실적 상승 1등 공신은 반도체 사업이 초호황이다. 여기에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한 디스플레이 사업이 성과를 내고, 지난해 갤럭시노트7 사태로 주춤했던 스마트폰 사업이 다시 궤도에 올라섰다. 가전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간다.
LG전자도 올해 최고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상반기 가전사업 영업이익률 10%를 기록하면서 세계 가전업계 최고 경쟁력을 입증했다. 글로벌 경쟁업체와 이익률 차이가 두 배에 달한다. 부진했던 스마트폰 사업은 적자폭을 줄여가고, 성장동력인 자동차부품 사업은 매분기 규모를 키워간다.
LG전자는 상반기 영업이익 1조5856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1조3378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총 영업이익은 지난해 두 배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부터는 자동차 부품 사업이 매출 성장과 함께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사 실적도 상승도 기대된다.
실적 상승에 따라 주가도 함께 올랐다. 삼성전자는 주가 260만원을 넘어 역대 최고가를 갈아 치우는 중이다. LG전자는 4년 만에 9만원대를 회복하며 상승세를 이어간다.
양사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단순히 현재 실적 때문만은 아니다. 중장기적 성장 전망 역시 밝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호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사업도 한층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하만을 인수하면서 전장사업 성장동력을 갖췄고, 자체 인공지능(AI) 플랫폼 빅스비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는 것도 긍정적이다.
LG전자도 탄탄한 가전 사업 경쟁력에 빠르게 성장하는 자동차부품 사업이 큰 기대를 받는다. 최근 인수전에 참가한 오스트리아 자동차용 조명회사 ZKW 인수에 성공하면 자동차부품 사업에 새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전자업계를 선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질주하면서 후방 생태계도 활력을 얻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사업이 확대되는 것은 협력사 실적 상승을 이끌어 전자업계 전반에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라며 “올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 실적이 급상승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 삼성전자-LG전자 연도별 영업이익 추이(단위:억원)
자료:에프앤가이드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