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전-통신기기업체 IoT 표준 인증 봇물...'2300개 제품 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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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통신기기 업체가 앞다퉈 세계 사물인터넷(IoT) 표준화기구인 '오픈커넥티비티재단(OCF)' 인증을 받고 있다. 가전끼리 연결할 수 있는 표준 규격을 채택하면서 IoT 생태계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 OCF가 글로벌 IoT 시장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이 주도하는 표준화 단체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OCF 표준 인증을 획득한 제품이 총 2370개를 돌파했다. OCF에 가입한 회사가 390여개인 점을 감안하면 기업당 평균 6개 제품이 IoT 관련 인증을 받은 셈이다. 인증 제품은 삼성전자 냉장고와 에어컨을 비롯해 글로벌 가전업체와 통신기기업체가 생산하는 TV와 홈 게이트웨이, 서버 등 다양하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제품 관련 기기들이 같은 표준을 채택하면서 IoT 생태계 토양이 갖춰졌다”고 평가했다.

OCF는 지난해 10월 글로벌 IoT 표준화 시장에서 경쟁하던 단체가 합병하면서 태어났다. 삼성전자·인텔·브로드컴·델 등이 결성한 IoT 표준 공동 개발 컨소시엄 'OCF'와 LG전자·마이크로소프트(MS)·소니·퀄컴 등이 주도하는 '올씬얼라이언스'가 합쳐져서 세계 최대 IoT 표준화기구로 재탄생했다. MS가 주도해 온 홈 네트워크 접속을 위한 인터페이스 규격 'UPnP' 포럼도 흡수하면서 세를 확장했다.

OCF는 자체 표준 규격인 OCF와 올씬얼라이언스 규격인 올조인(AllJoyn), UPnP 등 총 3개 표준 인증을 부여한다. 인증을 받으면 제품 간 같은 프레임워크로 연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OCF 인증을 획득한 TV, 에어컨, 인공지능(AI) 스피커가 있으면 음성 명령으로 TV를 켜고 에어컨 온도를 조정할 수 있다. 제조사가 달라도 같은 표준 규격을 채택했기 때문에 기기 간 연동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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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스마트TV, 패밀리허브 냉장고, 에어컨에 OCF 인증을 받았다. 연내 세탁기·오븐· 로봇청소기·공기청정기 등 전 가전 제품으로 인증 확대를 추진해 OCF 회원사간 다양한 기기와의 연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올조인과 UPnP 등 과거 표준 인증이 주를 이뤘지만 6월 OCF 표준 규격 1.0이 공식 발표되면서 OCF 인증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홈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내년 이후에 출시하는 가전제품은 모두 OCF 표준을 적용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LG전자, 월풀, 일렉트로룩스 등 업체도 OCF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출시되는 가전은 대부분 OCF 표준을 채택, 스마트홈 생태계 연결성을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IoT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의 영향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OCF가 업체를 가리지 않는 표준화 단체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가전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미국에 연고를 둔 OCF지만 지역 국가 포럼은 한국에 처음 구축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 업계가 모든 제품에 IoT 기능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OCF가 핵심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면서 “스마트홈 등 분야에서 우리 기업이 주도하는 IoT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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