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업, 좋은 일자리를 찾아서](8)텔레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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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칩스는 1999년 설립된 팹리스 반도체 전문회사다. 팹리스는 반도체 생산공장 없이 설계만 전문으로 한다. 미국의 퀄컴과 엔비디아 등이 세계적인 반도체 팹리스로 손꼽힌다.

텔레칩스는 국내에서 성장세를 일궈나가고 있는 몇 안되는 팹리스 업체 중 하나다. 많은 국내 팹리스 업체가 신규 성장동력 발굴에 실패해 매출 정체 혹은 마이너스 성장하는 동안 텔레칩스는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꾸준하게 매출을 높여나가고 있다.

이 회사 주력 제품은 멀티미디어, 그래픽, 커넥티비티 등을 지원하는 차량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방송용 셋톱박스 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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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기준 자회사를 포함한 텔레칩스의 연결 매출액은 1009억원, 당기순이익은 105억원이었다. 연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계열회사로는 비디오 반도체 지식재산(IP) 개발 및 판매회사인 칩스앤미디어가 있다. 칩스앤미디어의 2016년 매출액은 136억원, 당기순이익은 35억원이었다.

텔레칩스와 칩스앤미디어 모두 무차입 경영이 특징이다. 빚이 없는 건전한 재무 환경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텔레칩스의 본사 및 연구소는 서울 잠실이다. 미국, 중국 상하이, 홍콩, 일본 도쿄, 중국 선전, 싱가포르에 현지법인 혹은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2015년 3월 텔레칩스는 '비전2020' 선포식에서 2020년 매출 5000억원 달성, 세계 25대 팹리스 기업으로의 도약한다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비전 달성시 직원 고용은 현재의 두 배인 600명가량으로 확대되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 세계 3위, 스마트 셋톱박스 시장 세계 3위,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멀티미디어 칩으로 성장

텔레칩스의 설립 초기 주력제품은 유무선전화기 발신자 정보표시 칩(Caller ID Chip)이었다. 2000년 7월 한국 과학기술의 최고 권위 상인 장영실상을 수상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산 신기술 인증을 획득하는 등 국내외에서 시스템반도체 핵심 기술력에 대한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성장 발판을 구축했다.

2000년에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프로세서에 실시간 녹음(Direct Encoding) 기능을 접목한 세계 최초 제품 개발을 시작으로 기존 재생(Decoding) 위주의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독자 영역을 개척했다. 이후 꾸준한 신제품 개발로 2003년 USB 호스트 기능을 내장, 2005년 세계 최초 DRM MP3 칩셋 인증 등 앞서나가는 제품을 선보였다. 삼성, 아이리버, 샌디스크, 냅스터 등 당시 국내외 내로라하는 주요 MP3 플레이어 업체에 칩을 공급했다.

텔레칩스는 2000년대 중반 국내외 휴대폰 제조사에 멀티미디어 칩인 MCP(Media Co-Processor) 공급했다. 아울러 자동차용 오디오 프로세서를 자동차 업체에 공급하면서 본격 성장했다. 당시 텔레칩스는 메인 칩셋과 멀티미디어 솔루션을 포함한 토털 솔루션을 확보하고, CD와 MP3플레이어 등의 기본 기능 외 세계 최초로 차량 오디오용 USB 호스트 기능을 개발하며 차별화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차량 반도체 선두주자 도약

2009년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일반 휴대폰, 휴대 멀티미디어 기기(PMP) 등 전방시장이 급속히 위축됐다. 당시 성장 정체기를 겪은 텔레칩스는 차량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고 태블릿 PC, OTT박스(Over The Top Box) 등 신규 시장 개척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금 텔레칩스의 주력 제품은 차량용 AP다. 이 제품은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속하는 AVN(Audio Video Navigation)에 탑재된다. 차량 AP는 각종 음악과 영상 재생, 내비게이션 프로세싱, 스마트폰과 연동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텔레칩스는 국내 완성차 제조사인 현대자동차의 유일한 국내 중소 반도체 협력업체다. 국산화율 '0%'였던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진출해 현재는 현대기아차 차량용 오디오 플랫폼에 탑재되는 AP 가운데 텔레칩스의 점유율은 80% 이상이다. GM, 폭스바겐, 르노, 닛산, 혼다, 지리차 등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의 다수 모델에도 텔레칩스 제품이 탑재되고 있다.

텔레칩스 차량 반도체 사업은 2015년 현대기아차를 고객사로 확보한 데 이어 중국, 일본 등 글로벌 전장업체와 관계를 맺으면서 본격 성장기를 맞이하고 있다.

차별화된 기술력은 이 회사의 자랑이다. 텔레칩스의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에서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보안 레벨과 저전력 특성을 제공한다. 고객이 인포테인먼트 제품을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칩셋, 개발 환경, 하드웨어 설계 레퍼런스 및 핵심 기술을 통합적으로 제공해 해외 경쟁사 대비 높은 경쟁 우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텔레칩스는 글로벌 5위 완성차 제조사인 현대기아차 협력사로 검증된 생산, 품질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면서 “이는 세계시장 공략에 강력한 경쟁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텔레칩스는 고객사의 요청에 앞선 선행 기술 개발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을 계속적으로 주도할 계획이다. MCU(Micro Controller Unit) 내장, 사운드 프로세서, 차량용 보안IP 등 업그레이드된 하드웨어 성능은 물론 퀵 부트, 얼리 카메라뷰, 소프트웨어 라디오, 블루투스 등 차량용 네트워크와 커넥티비티 제품 개발이 대표 성공 사례다.

텔레칩스는 최근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뿐만 아니라 클러스터, 스마트안테나, HUD 등 차량 내 새로운 응용 시장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텔레칩스 관계자는 “지금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대부분 매출이 나오지만 향후 차량 내에 다양한 응용분야로 제품 적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성장동력 셋톱박스 사업도 본궤도

셋톱박스용 AP 시장은 텔레칩스가 수년에 걸쳐 개척한 신성장동력이다. 셋톱박스 AP는 수신 콘텐츠를 TV에서 볼 수 있게끔 재생하는 것이 기본 기능이다. 아울러 스트리밍, 콘텐츠 보안기술 등을 지원한다.

텔레칩스는 지난해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셋톱박스 AP를 출시했다. ARM 코어텍스 A53 쿼드코어 중앙처리장치(CPU) 코어와 말리-400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내장된 고성능 제품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 하반기 북미 대형 방송사업자의 신규 셋톱박스 제품에 채택되며 올해부터 공급을 시작했다.

안드로이드, 리눅스, HTML5 OS 기반 4K 셋톱박스에 탑재될 수 있다. 고성능에도 전력 소모가 적고 크기가 작은 셋톱박스를 디자인할 수 있게 해 고객사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HDR(High Dynamic Range, 높은 명암비) 지원도 특징이다. 텔레칩스는 그린웨이브시스템즈와 사업협력, 시그마디자인과의 기술협력, 안드로이드 미들웨어 업체 티비스톰과 협력 등으로 글로벌 협력 체계도 구축했다. IPTV 셋톱박스를 넘어 위성 셋톱박스 시장 진출 준비도 하고 있다.

이장규 텔레칩스 사장은 “지난해 북미 방송사업자 시장 진출이라는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동남아시아 그리고 유럽 시장으로의 적극적인 시장 확산과 진입을 추진하여 매출 성장을 이끌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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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규 사장 인터뷰>

“전체 반도체 비즈니스를 이끌 수 있는 진취적 성향의 인물이 우리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입니다.”

이장규 텔레칩스 사장은 “대기업보다 더 입사하고 싶은 직장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 텔레칩스는 글로벌 반도체 대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차량, 셋톱박스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분야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보통 대기업에 입사하면 전체의 일부만 관장하게 된다. 텔레칩스에서는 선행 기술 기획, 개발, 고객사 영업, 서비스까지 모든 분야를 경험해볼 수 있다. 이 사장은 “이 과정에서 전체를 볼 수 있는 지식과 경험, 지혜를 배울 수 있다”면서 “그 만큼 빨리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텔레칩스는 주요 고객사 대부분이 해외에 있다. 때문에 출장도 잦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국제적 마인드를 가진 반도체 인재로 클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확실한 성과 보상은 이 회사의 자랑거리다. 텔레칩스는 매년 실적을 초과 달성하면 직원들과 이익을 공유하는 PS(Profit sharing)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개인 성과에 따라 추가적인 성과 연봉 보너스도 제공한다.

이 대표는 “텔레칩스의 연봉 수준은 비슷한 규모의 중소기업 가운데 톱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누구나 임원과 사장이 될 수 있다'는 슬로건 아래 철저한 성과 측정, 확실한 보상 제도를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본사 소재지가 서울 잠실에 있다는 점도 신규 취업 준비생 혹은 잠재 이직자에게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 대표는 “자사주 배분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전 직원의 주주화'도 도모 중”이라면서 “누구나 오고 싶은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근무환경, 조건, 문화를 계속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사 담당자가 말하는 텔레칩스 경쟁력

팹리스 선도기업:

텔레칩스는 글로벌 반도체 대기업 전유물이었던 자동차 및 셋톱박스용 AP 시장에서 독자적인 사업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세계화를 위한 현지거점 확대:

기존의 홍콩, 중국 선전 이외에 최근 일본 도쿄, 싱가포르, 미국, 중국 상하이 등에 현지법인 및 사무소를 설립하는 등 해외 현지거점 확대를 통한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신인사제도 도입:

성과연봉제 도입을 통한 차별적 보상으로 성과 및 역량 발휘에 대한 동기 부여. 성과연봉제는 기본연봉 외에 성과연봉(PI)을 별도 지급. 직급 구조를 단순화하고 호칭 통일로 수평적 조직 분위기 추구. 전 직원의 직급을 '매니저'로 일원화.

즐겁고 재미있는 회사:

든든한 아침을 위해 사내 카페에서 조식(샌드위치·김밥·음료) 제공. 직원 편의를 위한 사내 카페 및 라운지 운영. 휴식을 통한 재충전 적극 지원(자유로운 휴가 사용, 장기근속휴가 및 휴가비 지급). 신규입사자 부서 적응을 위한 멘토링 제도, 부서순회교육 실시. 주기적 각종 이벤트를 개최하여 즐거운 조직문화 형성(호프데이, 외부초청강사 강연, 창립기념일 행사, MT 등).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