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동통신 번호이동 시장이 최근 3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선택약정할인율 상향과 갤럭시노트8·LG V30 등 신제품 출시가 맞물리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결과다.
3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8월 알뜰폰을 제외한 이동통신 3사 번호이동 수가 42만1011건으로 나타났다. 지난달보다 8만9794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만건 이상 감소했다. 2015년 8월 번호이동 수도 45만3490건으로 최근 3년간 8월 번호이동 중 올해가 최저다.
번호이동 시장 위축 요인은 4가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택약정할인율 상향(20%→25%)을 발표한 이후 휴대전화 신규 개통이 현저히 줄었다. 9월 15일 이후 휴대폰을 바꾸는 게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신제품이 9월 이후 줄줄이 출시된다는 점도 소비자 지갑을 닫게 만든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선택약정할인율 25% 시행일인 9월 15일을 신제품 출시일로 확정, 사전예약자를 7일간 모집하는 전략을 세웠다. 이후 LG V30, 애플 아이폰8 등이 국내 출시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5월 25일부터 8월 31일까지 '이동통신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위반 여부에 대한 사실 조사'를 실시하면서 스팟성 불법보조금이 자취를 감춘 것도 번호이동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방통위는 지난 4월 갤럭시S8·갤럭시S8플러스가 출시된 이후 떴다방 등이 성행하자 시장 조사를 시작했다. 방통위가 조사 대상기간을 당초 5~8월에서 1~8월로 확대, 사상 최대 과징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통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0월에는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된다. 이통사가 기존보다 많은 지원금을 지급할 거란 기대가 크다.
8월 휴대폰 유통가는 사실상 '개점휴업'이었다. 갤럭시노트8 사전예약자 모집에 미리 나서는 등 9월 가입자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9월 중순 이후 사상 유례 없는 최대 번호이동이 이뤄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대기수요가 그만큼 많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전국 이동통신집단상권연합회 관계자는 “선택약정할인 25% 발표와 갤럭시노트8 출시 시기가 공개되면서 지금 휴대폰을 개통하려는 소비자는 매우 드물다”면서 “8월은 어쩔 수 없이 버티는 수밖에 없고, 9월 판매에 주력하려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된다”고 말했다.
<[표1] 2017년 7, 8월 이동통신 번호이동자 수 비교 / 자료=KTOA>
<[표2] 2017년 8월 이동통신 번호이동자 수 비교 / 자료=KTOA>
<[표3]최근 3년 간 8월 이동통신 번호이동자 수 비교 / 자료=KTOA>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