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쑥쑥 커지는 슈퍼예산, 산업은 안 커져도 상관없나

2018년도 정부 예산이 올해보다 7.1% 늘어난 429조원으로 확정됐다. 다음 달 1일 국회에 제출되면 12월 2일까지는 처리돼야 한다.

전체 예산이 커지는 것이야 나라 살림이 커지는 것이니 딱히 탓할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이 예산이 어디에, 얼마나 제대로 쓰이느냐다. 국회도 아마 이 부분에 집중해서 논의, 깎을 것은 깎고 보탤 것은 보탤 것이다.

내년도 정부 총수입은 총 447조1000억원으로 올해 수입 총액 예상치보다 7.9% 늘어날 것으로 봤다. 기업·법인으로부터 주로 걷히는 국세 수입이 올해 예상치 242조3000억원보다 10.7% 증가한 268조2000억원이나 되는 것이 정부 수입 증가에 큰 몫을 했다.

기업으로부터 걷는 국세는 두 자릿수로 늘어나는데 예산은 보건·복지, 교육 등에 집중 투입된다. 이들 복지·교육 2개 분야 예산만 합쳐도 210조3000억원으로, 나라 전체 예산 절반을 차지한다.

내년도 예산안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기업 증세를 통해 세금을 더 많이 걷어서 복지·교육에 더 큰 돈을 풀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국민 마음을 사는 방향에선 잘 짠 그림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 100대 과제 수립에서도 그랬고, 예산에서도 그렇고 이치에 맞지 않는 순환 논리가 자꾸 등장한다. 내년도 예산에서 산업 육성·진흥에 투입되는 비중은 0.7% 되레 줄었다. 산업·기업에 돌아가는 돈을 줄이면서 세금은 더 걷겠다고 한다. 그리고 부가 가치 창출이나 혁신과는 무관하게 돈을 쓰는 복지에 두 자릿수 늘어난 돈을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강조하는 연구개발(R&D)도 예산을 찔끔 늘리는 시늉만 했다. 기업은 기를 못 펴고 산업은 성장할 틈이 없는데 부가 가치는 어디서 만들고, 돈은 어디서 벌어들일지 해법이 없다. 쌓인 기업 곳간에서 계속 꺼내 쓰기만 하란 얘긴가.

정부 예산, 4차 산업혁명 등에서 산업·기업 역할을 자꾸 도외시하려는 정부의 접근법이 무척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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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5일 정부세종청사 열린 '2018년도 예산안' 사전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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