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미래, 거래소 바로서기]<하>글로벌거래소 비전 다시 세워야

신임 거래소 이사장은 지주회사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실행해야 할 인물이 필요하다.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 시장을 바로잡고, 글로벌 거래소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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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거래소가 역동성을 되찾고 해외 거래소와 경쟁할 지배구조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코스피는 상반기에 박스권을 뚫고 고공행진했다. '개미들의 눈물'이라는 고질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 상승세가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스닥은 지난 10년 동안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의 성장판이 됐다. 반면 코스닥시장은 네이버, 카카오에 이어, 최근 셀트리온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내줄 위기에 처했다.

10년 간 차이가 벌어진 이유는 제자리걸음을 걷는 지배구조 논의 때문이다. 코스닥이 본부체제에서 사실상 2부리그가 됐던 문제가 경쟁체제 구축으로 개선될 것이란 주장이다.

셀트리온 코스피 이전 추진 건으로 도마 위에 오른 공매도 규제도 대증 처방이란 지적이다. 본부체제에서 코스피로 이동하는 기업에 내줄만한 인센티브도 부족하다.

지주회사 로드맵 아래 코스피와 코스닥 자회사 분리독립 방안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독립된 의사결정 구조는 급속한 환경 변화에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에서 밸류에이션 하락이 코스피 이전 상장의 근본 원인”이라며 “역동성과 건전성은 서로 대립하지만 한 쪽만 강조하면 결국 투자자가 회피하는 시장이 된다”고 말했다.

해외 증권거래소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내부정비를 시도했다. 수익모델 다각화를 위한 IT인력 보강, 디지털기술회사와 관련 신규 거래소 인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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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OMX 지주회사 그룹도 <자료: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자본시장연구원>

2000년 말 기준 세계 주요 증권거래소 중 상장 거래소 비율은 11%였으나 이미 2009년 말 상장 거래소는 절반을 넘어섰다. 자본시장 선진국 거래소는 대부분 상장기업이다.

대표적으로 나스닥을 운영하는 나스닥OMX그룹은 2002년에 이미 상장했다. 2007년 스웨덴 증권거래소 OMX를 인수했다. 미국 내에서도 보스톤, 북유럽거래소와 합병을 통해 조직을 재정비했다. 작년에도 옵션거래소인 국제증권거래소(ISE)를 인수했다. 에스토니아 거래소 등 자회사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전자투표 적용 등을 발빠르게 시도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를 가속화시킨 것은 4차산업혁명과 금융IT의 발달이다. 알고리즘 매매 비중이 늘고, 첨단거래시스템이 잇달아 도입됐다.

전문가들은 거래소 주주인 증권회사와 상장기업, 투자자를 고려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르 냈다. 글로벌 추세인 기업공개와 금융IT 역량도 두루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관치금융 아래 시장은 스스로 생존방안을 고민하지 않고 눈치만 보게 된다”며 “거래소는 민간기업이니만큼 시장과 내부 조직을 잘 이해하고,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인물로 변화의 기폭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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