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배터리 업계는 원재료값 폭등에 대응책 마련 '비상'

코발트와 리튬 등 이차전지 핵심 원재료 가격이 치솟으면서 배터리 제조사와 소재 업체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최근 가격 상승폭이 두드러진 코발트의 경우 배터리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소형전지의 경우 10%가 넘고, 자동차전지도 6%에 육박한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 고스란히 원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지속적인 배터리 판가 인하 압박이 있다. 물량이 적어 가격 협상에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중소 소재 업체일수록 부담은 더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나 LG화학 같은 대기업은 그나마 피부로 느끼는 정도가 덜하지만 규모가 작은 소재 업체는 물량이 많지 않아 공급처로부터 많이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시장 전체로 보면 원료 조달 비용은 계속 올라가는데 제품 가격 인하 압박은 계속되는 왜곡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속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인상은 배터리 업체 실적에도 즉각 영향을 미치는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최근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의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직접 나와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배터리 업체는 연구개발(R&D) 측면에서는 코발트 비중을 갖춘 제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원재료 공급사와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메탈 가격 변동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 등 고객사와도 원재료 가격 인상을 판가에 연동하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정호영 LG화학 CFO는 “수주 이후 약 10년 동안 개발과 양산 공급이 이뤄지는 자동차전지 프로젝트의 특성을 고려할 때 배터리 제조사가 금속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메탈 가격과 연동한 판가 계약을 전제로 수주 활동을 진행하고 있고, 이미 진행되는 프로젝트 역시 계약 보완을 요청하고 있고 고객사 반응도 상당히 긍정적이기 때문에 특별히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김홍경 삼성SDI CFO 역시 “구매 측면에서는 장기 구매 계약과 통합 구매, 벤더 다변화, 리사이클링까지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면서 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면서 “우려가 큰 자동차 전지 장기 계약 역시 기존 계약 가운데 원자재 가격 변동이 판가에 연동이 돼 있지 않은 부분을 반영하기 위해 고객과 협의하고 있고, 신규 계약은 원자재 가격을 판가에 반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홍경 CFO는 “광산 업체가 투자를 늘리고 있어 장기로는 공급이 늘어나면서 수급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중대형 전지 같은 경우 기술 로드맵 상으로 봤을 때 내년부터는 니켈 비중을 늘리는 소재 개발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로는 코발트 비중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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