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을 조만간 중국이 싹쓸이 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업계가 잇달아 LCD 대형세대 투자를 발표했다. BOE가 허페이에 건설 중인 10.5세대 LCD 공장에 이어 우한에도 추가로 10.5세대 LCD 공장을 만든다. 차이나스타, 폭스콘 등도 초대형 LCD 시장을 겨냥을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현재 공개된 중국과 대만 디스플레이업계 LCD 투자가 마무되면 대형 LCD 패널 주도권은 거의 중화권으로 넘어간다.
LCD를 둘러싼 변화가 빠르게 진행하면서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선택 기로에 섰다. 지난 10여년 세계 LCD 시장을 지배해 온 한국 업계는 서서히 LCD 무대에서 퇴장을 준비해야 할 때다. 이미 시장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간 상황이니, 가장 현명한 퇴장은 실속을 챙기면서 미래를 준비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중국 기업 움직임에 해답이 있다. 자본력과 시장을 앞세운 투자에 정면 대결할 필요 없다. 그들의 동향을 보면서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면 된다. 아직 중국 디스플레이업계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병행 투자하는 BOE 외에는 모두 초대형 LCD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미 가격 인하 압박이 심한 대형 LCD 패널에 이어, 1~2년내 초대형 LCD 가격도 영향을 받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곧 부가가치보다는 물량으로 승부하는 'LCD리스크'가 나타날 것이란 이야기다.
디스플레이 산업 주도권은 유지하면서 기술과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 수익성 확보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 개발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 디스플레이 강국 자리를 한국에 내준 일본이 장비·재료 산업에서 보여준 행보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실속있는 퇴장에 도움이 된다.
세계 디스플레이산업을 주도하는 우리 선택은 자명하다. 대형 OLED 등 선행기술에서 격차를 벌이고, LCD 등 보급형 기술에서는 추격자와 협력해 시장 영향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다. LCD분야는 그들과의 합작공장 설립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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