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의식과 무의식 간 경계 구분하는 기술 개발...수술 중 각성 미연에 방지 가능

포스텍(총장 김도연) 연구팀이 의식과 무의식 간 경계를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수술 도중에 각성하는 의료 사고를 막을 수 있게 됐다.

포스텍은 6일 김승환·정우성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노규정 서울아산병원 교수팀과 공동으로 다채널 뇌파의 상호 작용 분석을 통해 마취 중 의식 소실과 회복의 신경과학 메커니즘을 수치화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전신 마취 환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뇌파 리듬의 시간 변화를 분석, 마취에서 회복되는 과정의 의식 깊이와 수준 수치화에 성공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물리학의 엔트로피(무질서도) 개념을 도입했다. 이를 기반으로 뇌파 채널 간 위상 관계 변화의 다양성을 정량 측정했다. 뇌 연구의 기존 방법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마취 심도까지 연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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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포스텍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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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포스텍 교수

연구팀은 96명의 환자에게 마취제를 이용한 임상 시험을 했다. 마취 후에 환자의 뇌파가 엔트로피 지표에 맞도록 현격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다른 투약 시험에서도 엔트로피 지표와 의식 수준이 밀접하게 상호 연관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포스텍과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기업과 공동으로 연구 결과에 기초, 위상 지연 엔트로피 지표를 활용한 마취 심도 진단 장비도 개발하고 있다.

김승환 교수는 "기초 연구부터 시작해 응용 개발 및 임상까지 우리 고유의 기술에 기초한 국산 장비로 새 의료 시장을 개척할 길이 열렸다”면서 “후속 연구를 통해 뇌의 신비에 계속 도전 하겠다”고 밝혔다.


◆용어해설

위상 지연 엔트로피(PLE: Phase Lag Entropy)=뇌파는 두피 표면에서 흔히 측정되는 복잡한 리듬이 혼재된 전기 신호다. 보통 두피에 위치한 다수 센서에 해당된 채널을 통해 다채널 뇌파 신호를 측정, 다양한 수치 분석을 하게 된다. PLE는 2개 채널 신호의 리듬 간에 앞서거나 뒤서거나 하는 위상 차이를 계산, 이 같은 위상 관계에서 시간 변화 패턴의 다양성을 엔트로피화 한다. 엔트로피가 높으면 다양성이 커지고, 낮으면 작아진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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