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실용 기술 중심으로 양자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당초 실용 기술과 기초 기술을 동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연구개발 환경과 한정된 재원 등을 고려해 시장성 있는 기술에 집중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본지 7월 24일자 1면·6면 참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양자정보통신 중장기 기술개발사업(양자 국책과제 기획정책) 자문회의'를 개최, 이같이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양자 국책과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제기된 지적에 따라 양자기술 상용화를 중심으로 변경기획(안)을 마련, 이달 중 제출할 예정이다.
강성주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양자산업이 우리나라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면서 “상용 기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기획을 수정,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중간평가에서 기술 성숙도 등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수용해 기초 연구보다 상용화에 방점을 찍은 새로운 기획안을 만든 것이다.
이를 위해 172건의 양자 수요기술을 조사했고, 이 가운데 양자암호통신 5개, 양자소자 및 센서 3개, 양자컴퓨터 4개 등 총 12개 핵심과제를 도출했다.
이달 31일까지 변경기획(안)을 제출하면 추가 예비타당성 과정을 거쳐 9월 최종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에 양자산업 육성을 포함한 만큼 예타 변경기획(안)이 통과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예측치를 과기정통부가 종합한 자료에 따르면 양자정보통신 시장은 2025년 45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성장속도는 양자암호통신이, 시장규모는 양자컴퓨터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자문회의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조속한 정부 지원으로 양자산업 투자 적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박찬용 우리로 부사장은 “국내 통신 대기업에 적용해보니 우리 기술이 통한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정부가 초기 시장을 빨리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창균 우리넷 상무는 “양자정보통신처럼 난이도가 높은 기술은 정부가 주도하지 않으면 시장이 열리기 어렵다”면서 “국방망이나 행정망 등에 시범적용 하는 등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진현 KT 상무는 “초기 기술이다 보니 정부가 나서야 기술개발이 원활할 것”이라면서 “KT는 국책과제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용 기술 기반이 될 양자 기초 기술을 정부가 지원할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허준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스마트 양자통신 ITRC 연구센터장)는 “제한된 국책과제 예산에 모든 연구 분야를 다 담을 수 없다”면서 “양자 기초 기술은 다른 R&D 예산으로 지원하도록 정부가 세심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