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가맹본부의 횡포 근절에 나섰다.
주요 외식업종 50개 가맹본부의 필수물품 마진 규모를 공개해 자발적 상생을 유도한다. 또 가맹본부 임원의 부도덕 행위로 가맹점에 손해가 발생하면 배상 책임을 가맹본부에 지운다.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가맹본부 정보공개제도 준수 여부도 심층 조사한다.
김 위원장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갑을문제' 해결을 위해 내놓은 김 위원장의 첫 대책이다.
공정위는 “최근 가맹분야 곪았던 부분이 터져 사회문제가 됐다”며 “국민 어려움이 더 커지기 전에 가맹 분야 불공정 관행 근절 대책을 추진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정책 추진 배경을 밝혔다.
공정위는 하반기 중 외식업종 가맹본부의 필수물품 구매 강제 사실을 일제 점검한다. 행주, 세제처럼 브랜드 유지와 관련 없는 품목을 가맹점이 구매하도록 강제하는 관행 근절이 목표다.
서울시·경기도와 협력해 외식업종 가맹점 2000곳을 방문해 정보공개제도 준수 실태도 조사한다.
김 위원장은 “다음 달 서울시, 경기도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치킨·피자·커피·분식·제빵 등 핵심 5개 분야를 중심으로 50개 가맹본부를 선정해 필수품목 상세 내역, 마진 규모, 가맹점 필수물품 구입비중 등을 분석·공개한다. 필수물품 마진율 인하, 가맹점주 인건비 지원 등 가맹본부의 자발적 상생 노력을 유도하는 게 목표다.
이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적발되면 직권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가맹본부, 임원의 위법·부도덕 행위로 발생한 가맹점주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가맹계약서에 의무 기재하도록 한다.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가맹점 매출이 줄어드는 등 피해가 발생했을 때 가맹본부가 배상하도록 한 것이다. 가맹본부가 판촉행사를 할 때 비용을 임의로 떠넘기지 못하도록 가맹점주 사전 동의도 의무화 한다.
가맹점 단체가 가맹본부와 협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신고제도 도입한다. 종전에는 가맹점 단체의 협의 요청이 있어도 가맹본부가 대표성을 문제 삼으며 응하지 않아 문제로 지적됐다. 공정위는 공식 신고증을 교부해 가맹점 단체를 공식 인정할 방침이다.
가맹본부의 법 위반 혐의를 조기 포착해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가맹분야 옴부즈만제도를 도입한다. 가맹 관련 사회 이슈를 선제 파악·대응할 수 있도록 공정위와 공정거래조정원 간 업무 연계도 강화한다.
김 위원장은 “이번 대책은 국민 요구에 공정위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응해 을의 고통을 덜기 위한 각오를 다지는 의미도 있다”며 “법 집행 의지와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