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프트카드 시장을 이끌고 있는 블랙호크네트워크. 이 기업 대표는 탈보트 로슈 여사다.
그녀는 스탠포드 대학 졸업 후 미국 가정용 세제 메이커인 클로락스(Clorox)사에 취직해 브랜드 매니지먼트를 2년간 경험했다. 이 후 마케팅 회사 부사장과 시니어 컨설턴트로 실적을 쌓은 후 2001년 블랙호크네트워크에 입사, 2010년 이사로 취임했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정부와 은행 등 선불카드를 취급하는 협회의 이사회 멤버로도 활약했다. 선불카드업계뿐 아니라 금융업계 비즈니스 우먼으로 주목받아 다수의 상도 수상했다.
2016년 2월 그녀는 마침내 블랙호크네트워크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했다.
취임 1개월 후인 2016년 3월, 선불카드 발행회사인 엑스트라미슈어(Extrameasures)사를 매수했다.
블랙호크 네트워크는 최근 수년 간 적극적으로 기업을 매수하고 있다. 그녀는 이 흐름을 멈추지 않고 약 반년 만에 기반인 선불카드 비즈니스를 반석 위에 올려놓으면서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기업 매수를 이어갔다. 시대와 함께 선불카드의 존재 방식이 바뀌는 흐름을 읽은 것이다.
블랙호크 네트워크는 5년 전부터 테크놀로지 발전과 소비자 동향을 민감하게 살펴 모바일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2016년 12월 가맹점과 고객에게 기프트카드와 로열티 프로그램을 보다 편리하고 가치 있도록 변혁하면서 애플페이에 대응했다.
기프트카드를 비접촉 모바일결제에 이용할 수 있다면 고객 입장에서 편리성이 높아진다. 소매점이 기프트카드와 로열티 프로그램을 모바일에 부여할 수 있으면 카드 발행 비용을 줄이고 집객과 구매단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밀레니얼즈를 중심으로 모바일결제가 주목받으면서 기존 선불카드에 얽매이지 않고 고객 편리성과 소매점 부가가치 제공으로 유연하게 대응했다.
싱크로니 파이낸셜(Synchrony Financial)은 2014년 GE그룹에서 독립해 상장(IPO)한 금융회사다. CEO는 마가렛 킨(Margaret Keane) 여사다. 아마존, 월마트, GAP 등 유명 기업이 파트너다.
그녀는 지금까지 GE 브랜드에서 벗어나 싱크로니 파이낸셜 브랜드로 개혁 작업을 진행한다.
킨 여사는 미국 세인트존스 대학을 졸업한 후 시티뱅크에 취직. 리테일 뱅킹 운영 관리를 경험했다. 1996년에 GE캐피탈로 전직, 2004년에 GE캐피탈, GE캐피탈리테일뱅크 CEO에 취임했다. 그녀가 재직한 시기는 GE캐피탈이 소비자금융회사로 영역을 확장하던 시기다. 하지만 GE캐피탈은 2008년 리먼쇼크로 큰 타격을 입었다. 그녀는 리먼쇼크 경험 후 2011년 GE캐피탈 리테일 파이낸스 CEO에 취임했다. 이 때 GE그룹은 금융업을 매각하고 제조업으로 업종변경을 했다. 이 결과 GE캐피탈 리테일 파이낸스는 GE그룹에서 분리, 2014년 싱크로니 파이낸셜로 재탄생했다.
이 둘의 공통점은 업계에서 여성이 활약할 수 없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다. 남성 중심 금융 산업에서 다양한 관점에서 고객과 접촉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찍부터 사내 여성 활약의 기회를 부여했다.
이들 잔 다르크는 모두 내부 승격으로 CEO가 됐다. 외부 스카우트로 CEO가 된 것이 아니다. 직장 내에서 자사 강점과 약점을 이해하고 여성다운 방법으로 회사를 바꾸어 성장시켰다.
팸테크(FemTech)란 단순히 여성과 테크놀로지의 조합이 아니다. 여성으로서 쌓아온 직장에서의 경험과 테크놀로지가 융합되었을 때 가치 있는 결과로 승화된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