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중립성은 네트워크사업자가 통신망에서 발생하는 모든 콘텐츠를 중립 조건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원칙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정부가 2015년 '오픈 인터넷 규칙'을 제정하며 법제화했지만 현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이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미국의 망 중립성 정책 변화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통신 종주국인 미국의 정책은 1934년 통신법 제정 이래 지금까지 벤치마킹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도 미국의 영향을 받아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미국 통신법은 그들이 처한 환경과 효율성, 국가 이익과 필요성에 기반을 둔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오픈 인터넷 규칙 제정 시 세계 인터넷기업 10위권에 미국 기업이 7개 포함돼 있었다. 시대 상황과 정치 관계 논리가 작용한 것이다. 이 때문에 유럽과 일본 등은 망 중립성 기본 개념에는 동의하면서도 차등요금제 등 트래픽 관리 합리 행위는 허용하는 등 자국 상황에 맞춰 운영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많은 경험과 기반을 구축한 한국도 이제는 우리 상황에 맞는 정책을 독자 판단해야 한다. 미국의 망 중립성 사례는 참고일 뿐이다. 실제 우리만의 발전 과정과 목표에 따라 언제든지 정책은 수정할 수 있다. 우리 스스로 이해 당사자 간 협의의 틀을 만들어 발전 방향으로 나아가면 될 일이다.
망 중립성에서 '중립'이라는 표현은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각각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주체가 있는 상황에서 누구를 위한 중립인지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망 중립성'을 '망 효율성'으로 바꿔 불러 보면 어떨까.
네트워크사업자와 인터넷사업자, 신생 인터넷사업자와 벤처기업 등 모든 산업 주체가 한국 ICT 산업의 재도약을 함께 준비할 수 있는 가장 '효율 높은 네트워크 정책 가이드라인'.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가이드라인은 '큰 비용을 투자해서 구축하는 망을 우리 산업 발전에 효율 높게 활용하고 재투자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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