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조경태 기획재정위원장, "수송용 보다 발전용 에너지 세제 개편 시급...석탄 높이고 LNG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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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사하구을 조경태 기획재정위원장

“경유는 대표 서민 연료로 유류세를 조정하려면 먼저 국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지금은 수송용 에너지 세제보다는 석탄, 원자력 연료 과세를 늘리고 액화천연가스(LNG) 과세는 줄이는 발전용 에너지 세제 개편이 필요합니다.”

최근 에너지 세제 개편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경유 유류세 증세 가능성이 제기되자 찬반 여론이 갈렸다. 정부가 유류세 인상 가능성이 없다며 진화했지만 휘발유 대비 낮은 세율을 두고 과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은 28일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미세먼지 등 대응 일환으로 에너지 사용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다”면서 “수송용 연료보다는 발전 연료의 세제 균형을 맞추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에 따르면 올해 정부 예산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에너지 조세 수입 중 88%가 에너지 소비의 15%를 넘지 않는 휘발유, 경유 등 수송용 연료에 집중됐다. 수송용 에너지 비중이 20%를 웃돌지만 세수 비중은 70%를 넘지 않는 OECD국가에 비해 에너지 세수가 지나치게 수송용 연료에 쏠렸다.

조 위원장은 “현 상황에서 유류세를 늘리는 것은 공감과 실효 측면에서 모두 부담스러운 일”이라면서 “미세먼지 유발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발전부문 세제를 강화하는 게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는 훨씬 효과적 대책이다. 에너지 가격에 사회적 비용을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발전용 에너지 조세 체계를 예로 들었다. 미국, 유럽 등 에너지 선진국은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석탄화력에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반면 LNG,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에너지에 대해서는 낮은 세금이나 면세를 적용한다. 우리나라도 에너지 가격에 사회적 비용을 반영해 환경오염을 막고 국민의 건강권을 지킬 수 있는 에너지 세제를 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조 위원장은 “석탄화력을 줄이고 LNG발전 비중을 높이는 방향성에 상당수 국민이 동의하지만 전기료 인상 부담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려운 문제지만 대기오염, 특히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국민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차원의 여론조사와 공론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 관련해서는 “대기오염 물질 배출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고려할 때 원자력, 석탄 화력 비중을 낮추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방향에는 동의한다”면서 “현 에너지 세제가 새 정부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만큼, 환경과 안전을 제대로 반영하는 에너지 정책, 사회적 비용을 반영하는 에너지 세제 개편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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