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으로 사회가 급변하지만 국내 교육 정책은 정보화시대 대응에도 버거운 실정이다. 교육 개혁이 시급하다.
15일 교육부와 업계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교육용 디지털 콘텐츠, 학교 디지털 인프라, 융합형 교육을 이끌 정부 조직과 기능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는 교육 개혁을 강조하지만 입시 전형 단순화와 누리 과정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교육 개편은 뒤로 밀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교육이 요구된다. 외부 전문가나 다른 학교와의 교류로 시·공간을 넘어서는 학습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다양한 정보를 쉽게 찾아 활용하는 디지털 콘텐츠·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교육은 지식 주입과 입시 대응 위주다. 교육 콘텐츠는 물론 환경과 정책을 결정하는 정부 조직까지 여기에 맞춰져 있다.
올해 3월 교육부가 정보통신기술(ICT) 교육 서비스 추진 계획을 발표했지만 당장 예산 확보가 녹록지 않다. 2007학년부터 도입된 디지털교과서는 예산 지원의 부침 탓에 10년이 지났지만 이제 연구학교 수준을 벗어난 정도다.
인프라 역시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하기엔 무색한 수준이다. 소셜 미디어나 사진·영상 클립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기반인 무선인터넷(와이파이)를 활용할 수 있는 초등학교는 전국 학교 가운데 11.3%에 불과하다.
핀란드가 역사 교육에 3D프린터를 활용하는 등 첨단 기술 교육 인프라를 갖춘 해외와 대조된다. 정부가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AP) 구축을 지원하는 사업을 하려 해도 학생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부정 인식 때문에 힘을 받지 못한다.
4차 산업혁명에 맞는 미래 교육을 전담할 교육부 내 조직도 부실하다. 1개국(局)이 교육 분야 ICT 활용과 디지털 기반의 맞춤형 교육 플랫폼, 보안 등 ICT와 관련된 모든 교육 정책을 맡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는 정부가 교육 거버넌스 개편을 논의하면서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미래 교육 조직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고 시·도 교육청의 자율성 제고를 뼈대로 하는 교육 거버넌스 개편을 약속했다. 위원회 설치를 위한 연구가 늦어도 연말부터는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추진위원회 내에 교육정보 정책을 조정하는 핵심 조직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교육부 내에도 실 단위의 미래 교육을 책임질 조직을 꾸려야 한다.
교육계 관계자는 “디지털 교육정책, SW 교육, 디지털교과서, 온라인공개수업(MOOC), 부내 정보화 등을 개별 국이 다루고 이를 미래 교육에 맞춰 통합해 이끌 조직이 필요하다”면서 “미래 교육을 준비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