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창업·일자리 등 부처에 흩어진 정책 일원화
문재인 정부가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확대해 각 부처에 흩어진 규제 완화 정책, 창업 지원, 일자리 창출 등을 담당한다. 소상공인 지원 기능도 맡게 될 전망이다. 금융과 대기업 불공정 행위 규제 기능까지 포함될 가능성이 짙다. 중기벤처부가 새 정부의 간판 역할을 하는 '슈퍼 부처'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조만간 중기벤처부 승격과 관련한 기능 및 조직 개편 방안 등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31일 중기청을 중기벤처부로 승격시킨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중기청이 수행하던 기존의 중기·소상공인 지원 정책을 부처 차원에서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국정기획위는 이날 중기청으로부터 부처 승격 이후 추진할 업무 내용을 보고 받았다. 중기청은 지난 24일 1차 보고에서 '부' 승격을 전제로 한 기능 조정안 등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재보고했다.
국정기획위는 “과거 중기청 단위에서 해 오던 조그마한 프로그램을 몇 개 수정해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을 펼 수 없다는 인식 아래 다시 협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중기청은 문 대통령 공약에 맞춰 중기·벤처 창업 지원 및 일자리 창출 방안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책 등을 보고했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각 부처에 흩어진 중기, 벤처 기능을 중기벤처부로 일원화했을 때 맡게 될 기능을 중심으로 보고했다”면서 “중기·벤처 창업 지원은 물론 특히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기능을 두고 장시간 보고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국정기획위는 중기·벤처 금융지원, 대기업 규제 권한 일부를 중기벤처부로 이관하는 것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중기·벤처 창업과 일자리 창출 핵심은 결국 금융 지원과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 규제”라면서 “중기벤처부로 이런 기능을 넘길지도 논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국정기획위가 중기청 업무 보고에 상당한 비중을 두는 상황을 놓고 새 정부가 중기벤처부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는 관측이 따랐다. 중기벤처부를 새 정부의 핵심 부처로 보고 조직 개편에 속도를 낸다. 6월 임시국회에서 중기벤처부 격상을 골자로 하는 정부 조직 개편안 처리에 당정 역량을 집중한다.
김정우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 자문위원은 “중소기업벤처부 승격은 5당 공통 공약의 하나였다”면서 “역할을 제대로 정하는 일은 문재인 정부의 성패를 가를 뿐만 아니라 국민이 행복해지느냐 마느냐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중소기업은 지역과도 굉장히 밀착됐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게 중소기업·중소상공인”이라면서 “중소기업벤처부가 대·중소기업 상생, 중소기업 생태계 조성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