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는 일자리를 줄인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한 말이다. 당시 지식인들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MB정부는 그대로 밀고 나갔다. 그 궤변은 '4대강 사업'으로 대표되는 토목사업에 국가 예산을 대부분 투입하는 논리로 쓰였다. 하지만 국민은 바보가 아니었다. 'IT는 일자리를 줄인다'는 말에 빗대 '포크레인은 일자리를 줄인다'라는 말을 만들어내며 비판했다. 포크레인 한 대 때문에 1000명의 삽질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비꼰 셈이다.
일자리는 그때나 지금이나 정부의 최대 숙제다. 문재인 정부도 국정 과제로 일자리 창출을 앞세웠다. 하지만 세간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 전략'과 '일자리 창출'이 마치 대척점에 있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례도 있다. 이는 IT와 포크레인이 일자리를 줄인다는 논리와 유사하다. 생산성을 높이는 IT와 포크레인이 있어야 최첨단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기술이 축적되고, 그 새로운 기술이 있어야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우리 현실에서 '증세 없는 복지'가 불가능한 것처럼 '투자 없는 고용 확대'도 어불성설이다. 4차 산업혁명은 승자 독식 구조다. 기회를 놓치면 종속되고 만다. 4차 산업혁명의 물리적 기반은 앞선 IT 인프라다. IT인프라 고도화는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투자의 주체는 기업이다.
한국이 IT강국으로 올라선 것은 선제적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초고속통신망을 빠르게 구축하면서 글로벌 테스트베드가 됐고, IT 생태계를 만들어내며 일자리를 창출했다. 통신서비스업계가 4차 산업혁명시대와 맞물려 5G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5G 인프라 구축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통신업계는 지금 '투자비 확충과 통신비 인하'라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기업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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