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첫날, 시급한 현안인 안보 보고를 시작으로 취임식, 총리 내정, 일자리위원회 설립 등 꽉 짜인 일정을 소화했다. 직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대선으로 이어진 국정 공백을 최대한 빠른 시간에 메우고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일자리 문제를 우선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순진 합참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현재 북한의 동향을 보고받았다.
첫 업무를 군 통수권 개시보고로 시작한 것은 한반도의 안보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어 서대문구 홍은동 사저 인근 주민들과 짧은 환송회를 가진 문 대통령은 곧바로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국립현충원 참배에 나섰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상호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및 의원들과 함께 분향과 참배를 했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대선 과정에서 강조해 온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대통령!'을 적었다.
국회로 향한 문 대통령은 전례없이 야당을 일일이 직접 찾았다. 그는 “당선되면 바로 야당 당사를 찾겠다”고 공언해왔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개혁과제를 이뤄내고 국민통합을 이끌어내기 위한 '협치'의 출발을 알린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을 차례로 돌며 앞으로 임기동안 “야당과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정의당을 찾은 첫 번째 대통령”이라면서 “5년 후 임기를 다 마쳤을 때 '이게 나라다'라고 말씀하고 임기를 마치실 수 있길 바란다. 그 과정에서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국회의사당 중앙홀(로텐더홀)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모든 일정은 간소하고 신속하게 이뤄졌다. 취임사엔 '통합'의 메시지를 담았다. 제왕적 대통령 권력의 분산과 국민과의 원할한 소통을 약속했다.
일정은 쉴틈없이 이어졌다. 청와대로 이동한 문 대통령은 지역 주민 환영인사를 받고 청와대로 입성했다. 문 대통령은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비롯해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일부 참모진에 대한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첫 업무지시도 이뤄졌다. 대선 기간 강조했던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취임 후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만들고 '주 52시간' 법정근로시간 준수하겠다고 공언했다. 전체 공약 가운데 일자리 문제 해결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
일자리 나누기를 활성화고 최저임금 인상률을 두 자릿수로 올려 가계 소득안정을 꾀하는 것이 경제 활성화의 기본 골격이다. 대통령 직속 국가일자리위원회는 이를 이행하기 위한 핵심 기구다. 이에 따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경예산 10조원 편성'을 골자로 하는 '일자리 100일 플랜'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