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XP반도체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2위에서 4위로 밀렸다.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 MCU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운 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NXP반도체는 전체 MCU 시장에서 29억1400만달러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무려 116% 성장하며 19% 점유율로 시장 1위를 달성했다. 이는 프리스케일 인수에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NXP는 2015년 말 프리스케일 합병을 완료하며 자동차와 웨어러블 등 IoT MCU 제품군을 늘렸다. 퀄컴은 조만간 NXP를 인수할 예정이다. 퀄컴이 MCU시장 1위로 단번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칩과 싸이프레스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일궜다.
마이크로칩은 작년 2분기 아트멜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MCU 사업에서 20억27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50% 매출이 확대됐다. 마이크로칩은 이매지네이션의 밉스(MIPS) 코어 MCU를 주력으로 공급해왔다. 아트멜 인수 이후 ARM 코어 MCU도 육성하고 있다.
2015년 3월 노어플래시 메모리 업체 스펜션을 인수한 싸이프레스도 지난해 MCU 사업에서 전년 대비 15% 성장한 6억22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스펜션은 AMD에서 분사한 메모리 전문 업체지만 2013년 일본 후지쯔로부터 MCU와 아날로그반도체 사업을 1억1000만달러에 인수, 관련 사업을 펼쳐왔다.
IC인사이츠는 “MCU 분야에서 M&A 이슈가 없었던 공급업체는 지난해 매출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낮았거나 마이너스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1위를 지켜왔던 르네사스는 전년 대비 매출이 4% 감소해 1위 자리를 NXP에 내줬다. 삼성전자도 MCU 사업에서 매출이 14%나 줄었다. 시장 순위는 두 단계 떨어진 4위에 랭크됐다.
MCU는 경량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의미한다. 일명 '마이컴'이라고도 불린다. 전자제품의 간단한 기능 제어부터 스마트폰, 자동차, 웨어러블 등 IoT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한다. 향후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면 MCU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