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상품총괄팀에서 일하는 김동호씨는 공대생이었지만, 마케팅 직무를 선택했다.
김동호 씨는 “공대생이었지만, 평소 마케팅에 관심이 더 많았다”면서 “우연히 길을 걷는데 포스터를 보고 마케팅학회 '꾼'이라는 동아리 2기로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때 잠시 3개월 동안 LG디스플레이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지만, 평생 그 일을 할 수 있을까 두려운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김 씨는 “이왕 일을 하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고, 공대생인데도 불구하고 마케팅 직무를 과감하게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대학생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전자과를 선택하지 않을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는 회사를 다니면서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입사 동기들보다 뒤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만약 대학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인문학 등 다른 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 전했다.
-어떤 일을 하는가.
▲상품본부 중 식품과 리빙부문 총괄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 팀은 식품과 리빙의 판촉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을 어떻게 홍보할 것인지 고민하는 곳이다.
고객들이 어떤 상품을 원하는지 조사한 후에 어느 시점에서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기획하는 일이다.
전문적으로 전공지식이 필요한 곳이 아니라 공대생이라서 힘든 점은 없다. 오히려 공대생인데도 다른 사원들보다 PPT, 엑셀을 잘 만들어 근무하기 좋다.
-롯데백화점 복지가 궁금하다.
▲롯데백화점은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회사다. 유아휴직에 관대하고, 계열사 혜택이 많아서 좋다. 복지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과장 이상은 안식년 제도라고 1년 정도 자기개발 할 수 있는 복지가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신입사원이 될 수 있나.
▲책임감 있는 후배다. 어떤 일을 지시 받았을 때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할 수 있는 후배가 좋다.
또 질문을 많이 하는 후배다. 질문을 하면서 배우는 점이 많기 때문에 질문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이외에도 센스도 필요하다. 상사가 어떤 고민을 하고 필요로 하는 지를 생각하고 자발적으로 하는 사람이다.
-마케팅 직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마케팅학회나 동아리에서 활동해봤으면 좋겠다. 혼자 사람을 모아 준비하기보다 관심 있는 집단에 들어가서 공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저는 공대를 다녔기 때문에 마케팅 쪽에서 잘 몰랐던 것을 모의 공모전을 하고, 발표를 하면서 얻은 것이 많았다.
또 취업준비를 하면서도 얻는 정보도 많았고, 마음의 의지도 됐다.
마케팅 동아리 내 간접체험들도 자신이 했던 것처럼 포장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면접에 도움이 된다.
-대학 때 배운 지식이 업무에 도움이 됐나.
▲저는 공대였기 때문에 마케팅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수업보다 대외활동이 더 가치가 있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보고 들었던 것들이 더 도움됐다.
그 때 기획서도 처음 써봤다. 지금 부서도 판촉기획 부서이기 때문에 더 많은 도움이 됐다.
-휴학하고 여행 가는 것은 어떤가.
▲추천한다. 직장인이 되면 여행을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대학생 때 최대한 많은 여행을 했으면 좋겠다.
저는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 많은 사람을 만나며 다양한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이 아직까지도 생각난다.
마케팅에서도 사람들을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한데, 여행을 통해 사람을 대하는 법을 알았다.
-취업 준비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공대인데도 불구하고 마케팅으로 취업을 하고 싶었다. 또 마케팅 관련 지식도 없으니, 서류를 넣었을 때 될까 걱정했다. 정신적으로 많은 압박감이 들었다. 친구들이 먼저 취업하면 스트레스를 받고, 시간적 여유도 부족해 힘들었다.
그래도 무작정 영어공부나 취업용 스펙을 쌓기보다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배우는 것이 생각보다 더 많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