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칼럼] '다함께 재미로 여는 세상' 명동 만화의 거리 재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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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정구 서울산업진흥원 애니타운팀장

서울 관광의 대명사인 명동 인근에 만화와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꾸며진 거리와 체험하는 거리와 공간이 있다. 바로 명동역 3번 출구에서 남산으로 “서울애니메이션센터”까지 이어지는 길에 있는 “재미로”와 “재미랑”이다. 특히 우리가 살아가는 건물, 골목, 전봇대, 계단 등이 늘어선 일상적인 길속에 자세히 볼수록 특별한 무엇인가가 만화로 가득 차 있는 거리의 이름은 바로 “재미로”이다.

국내 최초로 설치된 타요버스 정류장과 함께 뽀롱뽀롱 뽀로로 명동역 3번 출구 앞 상상공원에 서 있는 뽀로로의 재미로 맵과 안내판, 로보카 폴리, 라바와 함께 애니메이션센터에 입주한 콘텐츠 기업 5개사의 캐릭터 놀이로 시작하는 재미로에는 거리에서 보고 즐기고 체험하는 다양한 재미를 주고 있다.

나는 만화의 거리를 담당하게 된 3년 전까지 ‘라바’를 몰랐다. 그해 가을 4살, 6살, 8살인 세 아이와 지방여행 중에 문득 승용차 뒷자리에 나란히 앉은 아이들끼리 “저기 라바다”하면서 자기들만의 언어로 재미있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매우 신기했다. 휴게소에서 잠깐 쉬면서 아이들에게 “라바가 모니? 나보란 얘기니?”라고 물었더니 4살짜리 막내가 그것도 모른다고 구박하면서 지나가는 승용차 뒤 안테나에 달린 벌레인형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아빠, 저게 라바야” 하고 웃는 게 아닌가.

그 후에 도대체 라바가 무얼까? 하는 궁금증은 경기버스를 타고 LCD TV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풀렸다. 많은 직장인이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린다는 얘기와 함께 말이다.

작년에 중구청과 함께 만화의 거리 내에 있는 80개소의 간판 개선사업을 하면서 뽀로로, 라바, 폴리 등 국산토종애니메이션기업들의 상생협력을 통해 100여개의 캐릭터 디자인을 무료로 기부를 받아 다양하게 설치할 수 있었다.

즉 재미로에는 국산애니메이션기업이 보유한 캐릭터로 안내간판, 벽화, 조형물 등에 라이선스 비용 없이 무상으로 다양하게 토종캐릭터를 재미로와 시민과 국내외관광객, 특히 유아와 어린이, 그리고 함께 오는 부모들을 위해 설치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어느 날 캐릭터 시안 중 하나인 로보카 폴리를 건물 벽면에 부착작업을 할 때에 지나가던 어린여자아이가 엄마에게 방긋 웃으면서 “엄마 저기 폴리”라고 하자, 아이엄마는 “응~~ 폴리한테 안녕 인사해”라고 하면서 손을 흔들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았다. 엄마와 아이가 국산캐릭터를 정말 좋아하고 반가워하는 모습이었다.

이제 재미로 내에는 퍼시픽호텔과 주변상인건물, 주민센터 등에 다양하게 설치된 조형물과 벽화를 보고 즐기러 오는 어린이와 시민과 인근에 숙박하러 온 관광객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추억을 만드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 되었다.

이는 국산애니메이션기업의 자발적인 지원노력과 거리상인들, 건물주, 중구청, 서울시가 상호 협력하여 만화의 거리에 국산 토종콘텐츠만으로 각박한 극도심을 즐거움과 재미로 살아 숨 쉬게 만드는 도시재생의 모범적인 사례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재미를 기부한 참여기업도 즐거워하고 홍보가 되는 사업이니 일석삼조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명동역 3번 출구 앞 상상공원을 따라 퍼시픽 호텔 앞을 지키는 사자상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재미로”만의 둘레길이 펼쳐진다. 바닥에 그려진 “재미로(ZAEMIRO)”라는 글씨와 국산 캐릭터들이 애니메이션센터와 남산으로 가는 길잡이가 되고 있다.

재미로를 걷는 동안 어린 시절 함께 달리고 웃었던 ‘달려라 하니’부터 샐러리맨의 대명사 무대리, 최근 중국 등 국내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마음의 소리’까지 거리 곳곳이 만화와 웹툰으로 가득 차 있다.

이는 우리나라 국산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토종브랜드로 세계적인 콘텐츠로 성장하고 있으며, 명동이 쇼핑천국에서 즐거움과 재미를 선사하는 문화체험천국으로 변모를 시작하면서 세계적인 국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알리는 장이 되고 있다.

2014년부터 봄가을에 펼쳐지는 축제와 명동 캐릭터 퍼레이드, 아트마켓 등 많은 해외관광객은 명동과 재미로를 오가며 다양한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고 즐기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 편의점 주차장 쪽 ‘재미운동장’을 지나 남산 옹벽에 조성해 놓은 ‘만화언덕’까지 이어진 길은 벽화와 캐릭터 모형으로 가득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와 라바, 픽토, 서정적인 빨간 자전거 벽화 등 다양한 캐릭터도 만날 수 있다.

야외보다 실내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체험·전시공간인 ‘재미랑’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재미랑 1호는 안데르센 동화에 나오는 다양한 콘텐츠 체험과 무료로 만화를 볼 수 있는 안락한 다락방을 즐길 수 있는 만화문화공간으로 안락한 공간에서 즐거운 추억 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재미랑 2호는 남산에 살고 있는 도깨비에 대한 스토리를 담은 사쿤갤러리 스토어가 있으며, 올해 초에 개관한 재미랑 3호인 웹툰공작소와 함께 재미랑 4호는 세명의 작가가 모여 만든 삼박자 만화문화공방으로 독특한 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

앞으로는 재미로 입구에 있는 상상공원에 국내최초로 뽀로로 시계탑이 들어서고 재미로 구석구석 새로운 라바와 애니메이션 캐릭터들로 업그레이드 될 예정이다 또한 재미랑 5~6호 신진 만화작가와 피규어 작가들이 모여 창작인 마을로 조성되어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고 하니 무척 기대가 된다.

남녀노소 모두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재미로’에서 복잡하고 바쁜 삶에 지쳤다면 도심 속 만화의 거리를 여행하며 잊고 있던 추억과 따뜻한 감성에 젖어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들과 함께하는 주말에 잠시 시간을 내어 만화의 거리와 재미랑과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재미를 만끽하고 남산의 자연과 명동의 쇼핑을 한 번에 즐기시기를 감히 권해 드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