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절차가 속도를 내면서 중국의 `사드 보복`이 강화되고 있다. 중국 내에서 사드 부지를 제공하기로 한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이 번지고 중국 언론은 삼성과 현대 등 다른 한국 기업도 위협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정부 차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업계와 중국 언론에 따르면 사드 보복으로 중국 내에서 롯데 불매운동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중국 대형 온라인쇼핑 사이트 징동닷컴은 롯데 사드 부지 제공 결정이 난 뒤 자사 사이트에서 롯데마트관을 폐쇄했다. 징동닷컴은 지난 7월부터 중국 롯데마트관을 운영해왔으나 뚜렷한 이유나 설명 없이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중국 홈페이지(www.lotte.cn)는 지난달 28일 오후부터 다운돼 접속이 불가능하다. 롯데 측에 따르면 바이러스를 이용한 외부 해킹 공격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롯데에 대한 반감도 거세다. 롯데면세점 웨이보에는 `중국을 떠나라`는 내용의 댓글이 수만개에 달한다. 앞서 지난달 26일 지린성 장난 롯데마트 앞에서는 주민들이 `한국 롯데가 중국에 선전포고했으며 롯데가 사드를 지지하니 당장 중국에서 떠나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하기도 했다.
중국은 사드 배치 계획이 알려진 후 지난해 말부터 중국 내 롯데 사업장의 세무조사와 소방·위생 점검 등을 실시하며 압박해왔다.
중국 언론도 사드 배치에 반발하며 롯데와 한국 정부 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화통신은 “중국 관광객에게 면세점 매출을 의존하는 롯데의 이번 결정은 악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영문판에서 “중국은 삼성과 현대에 가장 큰 시장이며 이들 기업에 대한 제재는 복잡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면서 “한중 갈등이 가속하고 있어 이들 기업도 조만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