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원전 기자재업계가 납품 비리 등 오명을 씻고 해외 원전 운영사나 메이저급 일괄수행(EPC)업체 벤더 등록에 나섰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만 매달렸던 것에서 벗어나 유럽 계속운전·유지보수 원전, 동남아시아 신규 원전 기자재 공급 등으로 보폭을 넓힌다. 원전 건설 또는 운영 계약에 집중됐던 우리나라 원전 수출산업이 기자재 공급까지 분야를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코리아뉴클리어파트너스(KNP)는 우리나라 원전 기자재 업체를 대상으로 글로벌 메이저 원전기업 벤더 등록 희망기업을 모집한다고 26일 밝혔다. 아레바 등 원전분야 주요 EPC 기업의 협력사에 우리 기자재업체를 포함시키는 것으로 모집기간은 다음 달 17일까지다. 벤더로 등록되면 해당 원전 기업이 기자재를 구매할 때 입찰에 정식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이 사업은 정부 과제인 `원전 기자재분야 중소기업 수출단계별 맞춤형 지원 사업`의 하나로 추진된다. 참여 중소기업은 기자재 수요 기업에 벤더 등록과 각종 시험 인증·판로 개척 마케팅과 현지 네트워크 구축, 입찰·계약까지 원스톱으로 지원 받는다. 사후 입찰결과 분석과 발주자 요청 사항 관리 등에서도 도움을 받는다.
KNP는 희망 기업이 모집되면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벤더 등록 작업에 직접 나설 계획이다. 유럽 원전 운영 정비와 계속운전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기자재 수요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원전 뿐만 아니라 전력·석유화학·일반 플랜트 분야 기자재 시장도 공략할 방침이다. 원전 메이저 기업 다수가 에너지 플랜트 쪽에서도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확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선 목표는 해외 원전 운영사나 EPC 기업에 벤더로 우리기업 10곳을 등록시키는 것으로 잡았다. 벤더 등록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관련 협력비즈니스 노하우를 축적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후엔 벤더 등록사를 20~30개까지 계속 늘리고 실제 제품 구매 입찰에도 참여해 수출 실적도 올리는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그 동안 원전분야 중소기업은 한수원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았다. 시장 확장이 점차 제한되고 한수원은 우수한 전문 협력사를 찾기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해외 원전 메이저 벤더 등록은 앞으로 성과에 따라 우리 원전산업 기초 경쟁력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국가 원전 기자재 기술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정기준 KNP 대표는 “UAE 바라카 원전 1호기 상용 운전이 임박하면서 기자재 수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유럽과 인도를 중심으로 세계 유수 원전 기업 벤더 등록으로 우리나라 제품이 각국 원전에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