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공교육만으로 충분한지 묻는다면 대답은 `그렇다(Yes)`다. 즐겁게 놀고 싶다면 메이커활동을 하고, SW에 재능을 보인다면 자바스크립트나 파이썬을 공부해라. 코딩은 무언가를 만드는 도구일 뿐이다. C언어를 배우는 학원은 절대 가지 마라.”
지난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열린 `전자신문과 와이즈멘토가 함께하는 제1회 SW교육 콘서트`에 강연자로 나선 정호영 코드스쿼드 마스터는 학생, 학부모, 진로 교사에게 이 같이 조언했다. 행사는 교육부, 미래창조과학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정보교육학회, 엔씨소프트가 공동 후원했다.
행사장에는 100명이 넘는 학부모와 교사가 참석해 강연자 발표에 집중했다. 하나라도 더 알아가기 위해 노트북이나 노트에 메모하는 학부모와 교사도 눈에 띄었다.
정호영 마스터는 SW현장과 SW개발자 삶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했다.
정 마스터는 “미국 3대 인기 직종이 의사, 변호사 그리고 SW엔지니어”라면서 “앞으로 SW관련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 지금 워드프로그램을 쓰는 것처럼 미래에는 코딩이 일반화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언가를 만드는 도구로 SW를 활용해야 재밌게 SW를 배운다”면서 “자녀가 코딩을 배우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시킬 필요 없다. 하고 싶을 때 시키면 된다”고 덧붙였다.
SW개발자를 꿈꾸는 학생 또는 자녀가 있다면 무엇을 어떻게 지도해야할까. 정 마스터는 “좋은 SW개발자가 되고 싶다면 영어, 수학, 과학 등 기초 과목을 잘 해야 한다”면서 “협동심과 커뮤니케이션 스킬 능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규식 연세휴클리닉 원장은 SW 시대 부모와 교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노 원장은 “부모는 자녀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를 적게 사용하고 공부만하도록 해선 안된다”면서 “성숙한 디지털 시티즌십을 갖도록 이끌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SW 자체가 교육의 목적이 돼선 안 된다”면서 “SW와 컴퓨터를 이용해 자녀 또는 학생이 자신에게 도움되는 것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진표 와이즈멘토 대표는 SW와 적성 파악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조 대표는 “모든 학생이 SW분야에 적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SW가 주된 적성인지 부가적 적성인지를 먼저 파악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만약 SW가 주 적성이고 경영, 인문학, 공학, 음악 등이 부 적성이라면 `개발`에 강점이 있다. 반대로 경영, 음악 등이 주 적성이고 SW가 부적성이라면 `기획`에 강점이 있다.
조 대표는 진로교육 로드맵도 제시했다. 그는 “SW교육에 적극 참여하고 적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진로 설계를 해야 한다”면서 “적성 정도에 따라 인문계고, 특성화고 등 고교 진학과 직업까지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참석한 학부모와 진로교사 반응은 뜨거웠다. 강연자 세 명은 강연이 끝난 후에도 몰려드는 질문에 답하느라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온 한 학부모는 “SW교육 이야기는 많은데 제대로 된 설명을 들을 기회가 없었다”면서 “분야별 전문가가 자세히 설명해줘 SW교육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온 진로담당 교사는 “학생들이 최근 SW에 관심이 많아 SW 관련 진로 상담이 느는 추세”라면서 “개학 전 학생들에게 전달할 좋은 내용을 많이 접했다. SW교육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기회가 더 늘어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