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는 어떻게 강원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되었나?

연중기획⓶-지속가능이 경쟁력이다

강원도 내 18개 기초지자체 가운데서 양구군과 삼척시가 가장 지속가능성이 높은 지자체로 나타났다. 한국CSR연구소가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KSRN)ㆍ현대리서치와 공동으로 강원도 내 18개 시ㆍ군을 대상으로 지속가능성을 측정한 결과이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CSR연구소가 세종특별자치시를 제외한 전국 226개 기초 지자체를 대상으로 산출한 ‘대한민국 기초지방자치단체 지속지수’ 가운데서 강원도 내 기초지자체의 평가만 따로 분석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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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양구는 농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DMZ 근처인 접경 군사지역으로 청정환경을 자랑한다.

양구군과 삼척시는 1,000점 만점으로 측정한 기초지자체 지속지수에서 모두 510점 이상을 얻어 강원도 18개 시ㆍ군 가운데서 ‘A+’ 등급을 받은 2개 구로 기록됐다. 두 구는 최하위를 기록한 구에 비해 80점 이상을 더 받았다.

이 중 양구군은 5개 부문에서 최고점을 받은 곳은 없었지만 모든 부문에서 고르게 좋은 점수를 받아 ‘A+’ 등급을 기록했다. 재정 174.59점(평균점수 145.62점), 사회 부문 144.11점 (〃 132.55점) 등의 순으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연구를 수행한 한국CSR연구소의 안치용소장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현재의 발전 때문에 미래의 발전 잠재력과 가능성을 훼손하지 않는 이상적인 발전 패러다임을 말한다”며 “만일 어느 지자체가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환경적으로 안전하며, 후세를 배려하면서 동시에 사회적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조건을 창출하고 있다면 지속가능한 지자체로 평가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지자체의 지속가능성은 지자체 본연의 기능과 사실상 동의어로서, 지자체의 지속가능성 평가는 지자체가 본연의 기능을 얼마나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정확한 잣대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평가에서 한국CSR연구소는 학문적으로 통용되는 지속가능성 평가틀인 ‘경제ㆍ환경ㆍ사회 성과(TBL; Triple Bottom Line)’ 혹은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성과 측정 방법을 준용하였다. 재정부문은 TBL과 ESG에 명시적으로 거론되지 않았고 내용상으로도 경제 혹은 거버넌스 성과에 통합하여도 무방하나, 지자체라는 특성을 감안하여 별도 항목으로 독립시켜 평가했다. 평가항목은 모두 95개이며 2015년 말을 공시 기준시점으로 하여 최근 3개년 자료를 취합한 뒤 최근 연도에 가중치(5:3:2)를 두는 가중평균값을 측정치로 사용하였다. 3개년 전체 자료가 없는 일부 항목에서는 최근 1~2개년 자료로 대체했다. 자료 수집은 통계청 지방재정365 등 공개 영역의 공신력 있는 출처에 한하였다.

부문별 배점은 1,000점 만점에서 경제 150점, 사회 330점, 환경 150점, 재정 250점, 거버넌스 120점이다. 기초지자체는 일선에 존재하는 행정의 손발이란 측면에서 사회부문의 배점을 높였다. 한국CSR연구소의 ‘대한민국 기초지방자치단체 지속지수’는 배제와 고립이 없는, 소통하고 상생할 수 있는 지역공동체를 촉진하는 평가방법론이자 공론의 장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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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는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주민행복과 경기 부양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외 스포츠 20개 종목을 대상으로 90개의 대회를 유치했다. 또한 85개팀이 양구에 와서 전지훈련을 했다.

◆농업과 접경지역의 특수성을 앞선 정책으로 극복, 부채가 하나도 없는 모범 지자체로 부상

이번 양구군의 강원도 내 지속가능 기초지자체 1위 배경은 주민생활과 밀착된 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양구군에서는 주민행복과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들이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스포츠마케팅이다. 양구는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외 스포츠 20개 종목을 대상으로 90개의 대회를 유치했다. 또한 85개팀이 양구에 와서 전지훈련을 했다. 이를 통해 양구를 다녀간 수는 25만 명. 양구군민의 10배가 넘는 수다. 선수와 감독이 양구에서 숙식을 하며 각종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양구군이 숙박과 먹을거리,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연계해 160억 원대의 지역경기 부양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일자리 창출에서도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공공근로와 청장년 일자리 연 320명, 지역 맞춤형 일자리 연 180명을 창출하여 서민생활 안정에 힘을 쏟고 있다. 서민들의 삶과 직결된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전통시장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과 포장재 디자인을 지원하고 있으며 건강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들의 니즈를 맞춘 산나물 풍물장터 운영을 통해 전통시장의 자생력을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저소득 위기가정을 위해 1억 6천만 원의 비용을 들여 의료비와 난방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복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농촌에 기반을 두고 있는 양구구민들의 행복은 농가소득 향상에서 비롯된다. 친환경 고품질 명품화 전략으로 수박, 시래기, 멜론, 곰취 등 양구 농특산물 인지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여름철 수박은 전국에서 가장 비싼 값에 팔릴 정도로 맛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양구군의 농업소득 분석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양구지역 농업소득은 800억원을 넘어섰다. 전년도 732억대보다 8.1%가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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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자연을 내세운 양구 DMZ 토마토는 농가소득 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양구는 친환경 고품질 명품화 전략으로 800억 원이 넘는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가장 취약한 것은 문화와 교육이다. 양구군은 지역민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분야별 동아리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거리문화축제, 토요 작은 음악회 등 다채로운 소공연을 마련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교육환경이 열악했던 양구는 적극적으로 강원외고 유치에 나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개교 7년째는 맞는 2017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서울대 4명, 연고대 40명 등 명문대학에 대거 합격자를 배출했다. 지난 해에는 중국교육부상 한국중국어대회 은상, 전국 고등학생 일본어 스피치대회 동상 등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 강원외고는 이제 강원도를 대표하는 양구의 명문고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양구는 접경지역의 군사도시로서의 특성을 고려, 전국 최초로 군장병과 함께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군장병 한가족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군민과 군장병간에 자매결연을 통해 고향이 멀어 상대적으로 면회할 기회가 적은 병사들에게 제2고향을 만들어 주고 있다. 제대 군인이 양구에 정착할 경우 지원정책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강원사회조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군정수행에 대해 양구군민 84.6%가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 운영 면에서도 탄탄함을 보이고 있다. 현재 양구군은 지자체로는 보기 드물게 부채 제로군이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분석평가결과에서도 우수군으로 선정돼 2억 원의 인센티브를 받은 바 있다.


양문실 기자(munsil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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