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조사가 끝나는 대로 그룹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한다. 또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조만간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에 가입해 있는 15개 계열사가 탈퇴할 예정이다.
6일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약속한 대로 미래전략실은 해체한다”면서 “특검 수사가 끝나는 대로 조치가 있을 것이며, 이미 해체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이 미래전략실 해체 계획을 밝힌 것은 지난해 이재용 부회장이 국회 `최순실 국정 농단` 청문회에서 밝힌 것에 대한 후속 조치 차원이다. 이에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6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라는 의원들의 지적에 “국민 여러분께 부정된 인식이 있다면 (삼성 미전실을) 없애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 수사 기간은 이달 말까지고, 한 차례에 한해 30일 동안 연장할 수 있다. 이에 따라서 이르면 다음 달 초, 늦어도 4월 초에는 미전실 해체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은 미전실을 해체한 뒤 삼성전자 하부 조직으로 흡수 통합하는 방식, 그룹 전반의 현안을 논의하는 위원회 형태 조직으로의 재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미전실 해체와 함께 밝힌 전경련 탈퇴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가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전경련 탈퇴서를 제출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전경련에 가입한 15개 삼성 계열사가 모두 탈퇴할 방침이다. 삼성그룹이 탈퇴하면서 다른 그룹의 전경련 탈퇴 움직임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이메일로 전경련에 탈퇴서를 내고 전화로 탈퇴서 제출 사실을 알렸다. 삼성전자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SDS, 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가 탈퇴서를 제출한다.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카드 등 금융 계열사는 7일, 제일기획·에스원 등 기타 계열사도 8일까지 전경련을 탈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경련에 가장 많은 지원금을 내는 삼성그룹이 탈퇴하면서 타 그룹의 탈퇴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상당수 그룹이 전경련 탈퇴 쪽으로 방향을 정한 가운데 탈퇴 방식과 시기를 저울질해 왔다. 삼성을 신호탄으로 탈퇴가 이어질 가능성이 짙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LG가 가장 먼저 전경련 탈퇴를 발표했고, 이어서 KT도 탈퇴했다. 현재 현대차와 SK 그룹 역시 탈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이들 그룹이 올해 전경련 회비를 납부하지 않아 사실상 탈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