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 1년 앞으로] 흑백TV에서 5G까지···올림픽은 ICT 경연장

올림픽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방송을 소개하는 마당이다.

역대 올림픽은 역동하는 경기 장면을 실감나게 중계하고, 정확한 경기 기록 측정을 위해 ICT와 방송 기술을 총동원했다. 주요 ICT·방송 서비스의 진화는 올림픽을 통해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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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나치 정권 치하에서 열린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은 흑백TV 대중화의 시초가 됐다. 나치 정권은 올림픽 개회식과 주요 경기를 세계 최초로 흑백TV로 중계하고, 베를린 시내 28개 상영실을 설치해 체제 선전 도구로 삼으려 했다.

일본은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컬러TV 위성 올림픽 생중계를 선보인다. 도쿄 올림픽은 미국과 일본에만 컬러TV 방송으로 중계됐지만 당시 전자 업계를 주도하던 미국 시장에 깊은 인상을 남기며 이후 전자 강국으로 도약하는 초석이 된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역시 우리나라가 ICT 강국으로 도약하는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벤트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 컬러TV 방송이 시작된 이후 올림픽을 계기로 컬러TV가 전국에 대중화됐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기업은 올림픽을 계기로 확대된 국내 TV 시장을 발판으로 이후 세계 TV 시장을 석권한다.

1988년에는 국내 최초로 이동전화 서비스도 상용화됐다. 삼성전자는 최초 휴대폰인 `SH-100S`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에게 제공해 성능을 검증, 애니콜-갤럭시 신화의 출발점이 됐다. 지금은 보편화된 HDTV 방송이 세계 최초로 시험 송출된 것도 1988년 서울 올림픽이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ICT와 방송 융합의 마당이 됐다.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ICT를 과시하고 국제 표준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마당으로 활용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했다.

경기장 주변에 최초로 와이파이존을 설치했고, 세계 최초로 유튜브를 통해 경기를 생중계했다. 당시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임을 고려하면 파격의 ICT 인프라를 세계에 자랑한 셈이다.

스마트폰 열풍 이후 열린 2012년 런던 올림픽은 스마트 미디어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BBC는 TV와 인터넷,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4스크린 중계`를 바탕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는 등 인터넷TV(OTT) 스포츠 중계를 진화시켰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은 ICT와 방송 모든 분야에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내실 변화를 앞두고 있다.

평창 조직위원회는 세계 최초의 5세대(5G) 이동통신 시범 서비스와 UHD 올림픽 생중계, AI기반의 실시간 통·번역, 자율주행자동차 등을 시연할 계획이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