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태양광시장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제조업 중심 우리 태양광산업을 위해선 내수 진작이 절실해졌다. 우리 기업이 중국발 공급 과잉 국면은 넘길 수 있도록 내수에 초점을 맞춘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한국수출입은행은 `2016년 4분기 태양광산업 동향` 보고서에서 올해 전세계 태양광시장이 불확실성 확대로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세계 태양광시장은 전년대비 30%나 증가한 73기가와트(GW)가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올해 태양광 설치량은 지난해에서 소폭 증가한 75GW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까지 계속된 고성장 기조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인도 등 신흥시장은 지속 성장 중이지만 단기적으로 미국·중국·일본시장 위축이 세계 태양광수요 둔화를 부추길 것으로 진단했다. 미국·중국 정부의 태양광 정책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기업간 경쟁 격화로 긍정적 요인 보다는 부정적 요인이 우세한 한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성장 둔화와 함께 제품 가격 하락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주요 제품가격이 2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 과잉과 기술 발전으로 제품 가격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태양광모듈 가격 하락 폭이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 태양광 기업 가동률은 아직 양호한 편이지만 중국·미국 대외 변수가 불안정한 상황이다. 가동률 이외 수요 위축과 해외시장 설치 감소 등으로 우리 기업의 경영은 지난해에 비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태양광 기업이 이 같은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내수시장 확대 등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리 태양광산업은 내수시장은 커지고 있으나, 전체 비중은 30% 내외로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다. 내수기반은 50%까지만 끌어올리더라도 해외 불확실성에 견딜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태양광 신규 설치량은 850㎿를 기록했다. 2015년 1GW를 넘어 선뒤 오히려 뒷걸음질 했다. 도시지역 태양광 대여, 농가 태양광 등 관심은 많이 높아졌지만 2015년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발전용량의 3.1%, 전체 발전량의 0.7%에 불과하다.
중국 업체의 증설 경쟁으로 촉발된 태양광산업 2차 구조조정이 임박한 상황에서 대만을 포함한 중국계 기업은 세계 태양광모듈 수요량의 80%를 담당해 우리 기업보다는 월등한 우위에 서있다.
보고서는 내수 활성화로 수요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2차 태양광 구조조정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차 구조조정으로 상당 수 우리 기업이 정리된 상황에서 추가로 기업이 퇴출된다면 우리 산업 전체 미래도 어두워질 것으로 경고했다.
강정화 수출입은행 연구원은 “내수 확대 차원에서 지붕·저수지·농지 등 다양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책이 요구된다”며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금융 제공 규모가 글로벌 금융사 대비 적은 것도 늘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