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SK하이닉스 “LPDDR4X 적기 출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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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LPDDR4X 개발 주역들이 이천 본사 SUPEX센터 입구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송경근 수석, 전준현 상무, 강태진 수석.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8GB(기가바이트) 저전력이중데이터율4X(LPDDR4X) 모바일 D램을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이 제품은 두 개의 8기가비트(Gb) 단품을 연결한 듀얼채널 16Gb 칩을 4단으로 쌓은 구조로 8GB라는 세계 최대 용량을 구현했다. 올해 중국의 주요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LPDDR4X 모바일 D램 탑재가 본격화된다.

전자신문은 이 제품 개발의 주역인 SK하이닉스 D램설계본부 전준현 상무와 강태진 수석, 송경근 D램 PM그룹 수석을 만나 LPDDR4X 규격의 특장점과 개발 과정 및 향후 일정 등을 들어봤다.

-LPDDR4X 출시의 의미는.

▲전준현 SK하이닉스 D램설계본부 상무= 지난해부터 LPDDR4가 모바일 D램 시장을 주도했다. 올해부터는 전력 효율을 개선한 LPDDR4X가 모바일 기기를 시작으로 슬림 노트북,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정보기술(IT) 기기 전반으로 응용 분야를 확대할 것이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SK하이닉스가 내놓은 제품은 8GB라는 세계 최대 용량 제품을 구현했다. PC에도 곧바로 탑재가 가능하다. 올해가 LPDDR4에서 LPDDR4X로 넘어가는 전환기다. 적기에 제품을 출시해 시장 선도, 회사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LPDDR4 대비 무엇이 개선됐나.

▲송경근 D램 PM그룹 수석= 현재 출시되고 있는 대부분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LPDDR4를 사용하고 있다. 8GB는 LPDDR4X 규격 기준 세계 최대 용량이다. 속도는 빨라졌으나 크기가 더 작아졌다. LPDDR4의 패키지 크기 대비 30% 이상이 줄어든다. 면적은 12×12.7㎜, 두께는 1㎜ 이하다. 같은 용량 제품 가운데 가장 작다. 입출력(I/O) 동작 전압을 낮추면서 전력 효율은 20% 개선시켰다. 모바일 생태계에서 민감한 요소인 배터리 수명 연장 효과, 초고속, 작은 크기를 동시에 갖춘 것이다.

-I/O 동작 전압은 무엇인가.

▲강태진 SK하이닉스 D램설계본부 수석= D램은 읽기(Read)와 쓰기(Write)라는 기본 동작을 할 때는 물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메인 프로세서와 신호를 주고받을 때(I/O)도 전력이 소모된다. LPDDR4는 기본 동작 외 신호를 주고받을 때 1.1볼트(V) 전압을 사용했다. LPDDR4X는 I/O 동작 전압을 0.6V로 낮췄다.

-스마트폰 사용자 입장에서는 어떤 점이 좋아지는 건가.

▲전 상무= 실제 스마트폰에서 모바일 D램이 소모하는 전력은 디스플레이나 AP 등에 비해 크지 않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 효율을 직접 체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스마트 기기 제조사 입장에선 전체 최적화 관점에서 기기 전체 성능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IT 기기의 발열을 낮추는 것이 중요해졌다. 동작 전압 감소는 열 발생을 줄일 수 있는 한 가지 좋은 방법이다.

-전송 속도도 최고 4266Mbps로 빨라졌다.

▲강 수석= 통상 칩의 집적도(Density)가 증가하면 전류 흐름에 방해가 되고, 이는 데이터 I/O 속도가 저하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 설계 스킴(Scheme)을 도입하는 등 시뮬레이션을 강화했다. 개발 환경의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

▲송 수석= 설계 인프라 확충과 제품 개발 초기부터 내·외부 고객과의 협업을 더욱 강화했다. 반도체 설계는 다양한 시뮬레이션 환경 아래에서 이뤄진다. 이러한 이유로 시뮬레이션 인프라가 부족할 경우 제품 개발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 SK그룹 편입 이후 전사 차원에서 세부 요소별 불합리를 찾는 데 상당한 에너지를 쏟았다. 이에 따라 설계 표준화와 시뮬레이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시뮬레이션 라이선스를 확대하는 등 작업을 했다. 설계 인프라 분야에서도 많은 투자가 이어졌고, 이는 곧 설계 속도와 정확도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빠른 속도 구현과 인터페이스 개선을 위해 제품 개발 초기부터 시스템온칩(SoC) 개발사 등 외부 고객과 초기 단계부터 협업하면서 개발 작업을 했다. 이뿐만 아니라 내부 고객(제품 기획, 양산개발 부서 등)과의 협업 체계를 갖춰 소통을 강화했다. 그 결과 수익성과 생산 효율성을 갖춤과 동시에 개발 기간 단축으로까지 이어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개발 기간은 얼마며, 일정에는 차질이 없었는가.

▲강 수석= 이번 프로젝트는 약 1년 남짓한 기간이 소요됐다. 당초 목표한 일정 내에 개발을 완료한 성공 사례다. 대부분의 프로젝트 목표가 워낙 도전성이 강해 실제로는 목표 일정보다 지연되기 일쑤다. 올해가 LPDDR4X로 전환이 시작되는 중요한 시점인 만큼 전사 차원에서 자원을 집중 투입, 적기 개발을 완료했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러한 배경에는 개발 인프라 개선 등 투자를 확대하고 내·외부 고객과 초기부터 소통을 강화하는 등 개발 환경에 변화를 준 것이 가장 크게 기여했다.

-기억할 만한 에피소드는.

▲전 상무= 집적도가 올라가면 양산 효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제조에서는 이전 제품과 동일 수준의 수율, 생산성 등을 맞춰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생산 효율성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였다. 그러나 쉬운 숙제는 아니었다. `안 되는 것은 없다`는 생각으로 되게 하는 방법을 찾는 데 최선을 다했다. 조직을 세분화해 책임자를 더욱 명확히 했다.

-LPDDR5 개발 계획은 어떠한가.

▲송 수석= LPDDR5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표준이 정해지지 않아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저전력 제품에서도 시장에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는 한편 LPDDR4X와 같이 전력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성능 개선 제품을 지속 개발할 예정이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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