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3D TV...올해 LG전자, 소니 중국업체까지 3D 기능 제거

TV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D TV생산을 중단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3D TV출시를 중단한데 이어 올해 LG전자도 3D기능을 없앴다. 3D TV는 부족한 콘텐츠와 안경착용 불편함 등이 성장을 저해했고 결국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지게 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생산하는 프리미엄 급 올레드 TV와 LCD TV라인업 모두에서 3D기능을 제거했다. LG전자뿐 아니라 소니도 올해 CES2017에서 공개한 TV에 3D기능을 뺐다. 삼성, LG전자 등 주요 업체뿐 아니라 중국 TCL, 하이센스 등도 올해부터 3D TV 기능을 갖춘 제품을 출시하지 않기로 하면서 사실상 3D TV 끝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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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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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도 빠르게 줄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에 따르면 3D TV판매량은 2012년 이후 빠른 하락세를 보였다. 12년 23%점유율은 15년 16%, 지난해 8%까지 하락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소비자의 TV사용환경을 고려할 때 3D가 주는 효용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3D기능을 제외하게 됐다”고 말했다.

3D TV 몰락은 지난 몇 년 전부터 빠르게 진행됐다. 가장 큰 원인은 부족한 콘텐츠다. 2010년 3D 영화인 `아바타`가 국내 시장에서 1300만 관객을 돌파하는 히트를 기록하며 3D영화뿐 아니라 3D TV에 관심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그 이후 더 이상 주목받는 콘텐츠는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에서는 2012년 디렉TV, 2013년 ESPN이 3D 채널을 종료하면서 3D TV종말을 앞당기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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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콘텐츠를 즐기기위해 반드시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 점도 걸림돌이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놓고 벌인 3D TV기술 논쟁도 결국은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은 여전했다. 일부 제조사가 무안경 3D TV를 시장에 내놓기도 했으나 소비자에게 큰 호흥을 얻지 못했다. 무안경 3D TV를 수출했던 스카이미디어는 지난해 파산에 이르렀다. TV업계 관계자는 “절대적인 콘텐츠 부족뿐 아니라 안경을 써야하는 불편함이 소비자를 끌어당기는데 한계를 보였다”면서 “콘텐츠 기업도 3D가 아닌 초고화질(UHD), HDR콘텐츠 생산에 주력하면서 빠르게 대세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3D TV 전철을 밟지 않기위해 HDR 기술발전과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HDR은 명암비를 세밀하게 분석해 어두운 곳과 밝은 곳의 미세한 차이까지도 정확하게 표현하는 영상 기술로 최근 TV업계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과 LG전자를 중심으로 넷플릭스, 아마존과 같은 콘텐츠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유튜브와 손잡고 UHD TV 전 모델에서 `유튜브 HDR` 글로벌 서비스를 실시했으며, LG전자도 유튜브 HDR 서비스 준비의 막바지 단계에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4K, HDR은 TV업계 가장 큰 화두”라면서 “3D TV와 달리 제조사가 부흥을 일으킨 것이 아닌 소비자가 더 나은 화질의 콘텐츠를 찾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방향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