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물류IT기업, 틈새 아이디어 솔루션으로 불황 넘는다

조선·해운업의 침체로 유탄을 맞은 해운물류 정보기술(IT)업계가 제품 다각화로 활로를 찾는다. 해운물류 IT 기업은 조선·해운업 침체로 항만 운영과 선박 운행·관리 등 물류자동화 소프트웨어(SW) 수요가 부진, 직간접 타격을 받고 있다.

해운물류 IT 기업의 생존 전략은 틈새 상품 개발이다. 기존의 소프트웨어(SW) 개발 노하우를 이용해 단기간에 상용화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에 집중해 경기가 다시 회복될 때까지 버틴다는 전략이다.

항만관리 SW 전문 업체인 토탈소프트뱅크(대표 최장수)가 대표 사례다. 최근 몇 년 동안 글로벌 해운 시장의 불황으로 해외 항만관리 SW 수요가 줄자 `용접시뮬레이터` 공급 대상을 민간 기업으로 확대했다. 민간 기업에서 전체 매출의 20%에 해당하는 20억원 규모의 신규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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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폴리텍대학 교원들이 토탈소프트뱅크의 `용접시뮬레이터`를 이용해 가상 용접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용접시뮬레이터는 항만관리 시뮬레이션 SW 기술 노하우를 선박 용접 분야에 접목해서 만든 용접 실습 기기다. 지난해부터 대학과 공업고등학교에 실습용 기자재로 공급했다. 올해는 조선사로 판로를 확대한다.

선박관리 SW 전문 기업 마린소프트(대표 이재인)는 선원용 핀테크 서비스인 `마린톡 금융처리 솔루션`을 개발, 상반기 중에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출시한 선원용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린톡`에 입출금 조회, 소액 결제 등 금융 기능을 추가했다. 장거리 항해가 많은 원양 선원을 타깃으로 한 틈새 핀테크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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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소프트가 개발한 선원용 SNS `마린톡`

뉴월드마리타임(대표 김재열)은 `선박운항효율최적화시스템(ECOS)` 신버전을 개발, 화주에게 공급한다. 이 회사는 그동안 선사와 선주를 대상으로 ECOS를 공급해 왔다. 신버전에는 해상 화물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사용 및 감축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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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S를 적용한 선박의 최적 운항에 따른 연료 절감율 시뮬레이션.

이씨스(대표 하동현)도 선박 용품 구매자와 판매자 간 거래를 온·오프라인으로 통합 지원하는 `스톰넷`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스톰넷은 선박물품 공급사와 수요처 간 수작업 반복 관리 업무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이재인 마린소프트 대표는 24일 “조선해운업의 침체로 선박용 기자재뿐만 아니라 SW업체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틈새 아이디어 신상품 개발은 불황이지만 시장에 통할 수 있는 제품을 계속 개발하고 매출을 일으켜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절박함의 표출”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