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완성차 업체가 올해 일제히 공격적 판매 목표를 내세우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토요타·현대차그룹 등 주요 완성차 업체가 전체 시장 전망과 다르게 공격적 판매 목표를 설정했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성장률은 금융 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신차와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지난해 연초 예상과 달리 유럽과 중국 성장에 힘입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3.6%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으로 위기에 몰렸던 폭스바겐그룹이 할인판매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해 판매해 나서면서 고성장을 거두기도 했다. 그 결과 2015년 판매량 1위였던 토요타그룹을 제치고 폭스바겐그룹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016년 토요타그룹이 세계에서 약 1009만대를 판매하는 동안 폭스바겐그룹은 전년 대비 3.8% 늘어난 1031만대를 판매했다.
토요타그룹은 올해 판매량 목표를 1020만대로 세웠다. 토요타그룹의 토요타·다이하츠·히노 모두 판매 증가를 목표로 설정했다.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한 폭스바겐그룹은 성장세를 올해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폭스바겐·아우디·스코다·포르셰 등 전 브랜드에 걸쳐 약 60종 신차를 선보여 시장을 이끌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전기차(e-모빌리티) 시장 공략을 위해 올해와 내년 10종의 새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메리 바라 GM CEO는 견고한 미국 수요를 기본으로 올해 역시 성장할 것이라고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발표했다. 2009년 파산 이후 최대 주당 수익인 6~6.5달러를 전망할 정도로 고수익 제품군 판매량 증가를 자신했다. 이와 더불어 강도 높은 원가 절감(연간 10억달러) 목표를 내세우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역대 최대 판매량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해 세계 788만대를 판매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현대기아차는 올해 825만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목표 813만대보다도 높은 수치다. 지난해 현대차 중국 창주 공장과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새로 가동하면서 그만큼 판매량 목표가 늘어난 것이다.
미쓰비시 인수로 세계 톱4에서 톱3로 뛰어오른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도 성장을 자신했다. 카를로스 곤 회장은 연초 CES에서 올해 판매 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공격적 목표와 달리 시장 상황은 지난해 대기수요 소진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성장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이 금융 위기 이후 최저 성장률인 1.9%를 예상했다. 지난해 중국 구매세 인하 등 각종 정부 정책에 힘입어 예상보다 많은 성장을 한 탓이다. 지난해 대기수요를 소진하면서 올해 그만큼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바라봤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신차가 대거 쏟아지고 기업이 공격적 목표를 설정해 가격 경쟁까지 이뤄질 것”이라면서 “과거 어느 해보다 자동차 메이커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