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지난해 판매 목표량을 맞추지 못했다. 당초 목표인 최소 8만대에 미달했다. 4분기 판매량은 전년동기보다 27% 늘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2016년 1년간 총 7만6230대 세단과 SUV 차량을 판매했다. 목표치에 크게 미달한 수치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초 “8만∼9만대 차를 판매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테슬라 대변인은 “출고했지만 배달지연 때문에 고객이 받지 못한 2750대는 판매량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고객이 결제했더라도 차량이 고객에게 인도될 때까지 판매량으로 집계하지 않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올해 중저가 세단 `모델3`(판매가 3만5000달러)의 판매를 앞두고 투자자에게 확신을 심어 주기 위해 강력한 한 해 마감을 원했다”면서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목표를 채우지 못한 채 한 해를 결산하게 됐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5월 자율주행차 인명사고가 처음으로 발생하면서 새 하드웨어를 장착한 차량 개발에 초점, 생산차질이 빚어졌다. 테슬라는 “궁극적으로 생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지만, 생산 지연으로 유럽과 아시아 지역 선적 기회를 놓치는 등 분기별 배송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총 8만4000대를 생산했다. 머스크 CEO는 2018년까지 50만대, 2020년 100만대 차량 생산이라는 야심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목표량을 달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날 발표 직후 테슬라 주가는 2.2% 하락했다. 기대주인 보급형 전기차 `모델3`가 올해 출시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실제 모건스탠리는 “모델3가 올해 판매가 불가능할 것”으로 점쳤다.
아담 조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차량 품질, 비용, 성능 및 인명 구조 기술을 우선시할 것이기 때문에 올해 출시가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은 양호했다. 이 기간 중 총 2만2200대 자동차를 판매해 전년 동기(1만7478대)보다 27% 정도 늘었다.
최근 일어난 차량 급발진 사고도 테슬라에 악재다. 우리나라 배우 손지창 씨가 모델X 급발진으로 사고가 일어났다고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홈페이지에는 급발진 고객 불만 7건이나 접수됐다. NHTSA는 고객 신고 내용을 모니터링하다 필요하면 조사에 착수하고 자동차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면 리콜 조치를 한다. NHTSA는 아직 모델X 급발진 가능성 조사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
손지창 씨는 미국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NHTSA에 신고된 급발진 의심 사례 등을 근거로 테슬라 차량에 결함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11년 토요타 급발진 사례를 분석해 NHTSA에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 일반적인 급발진 건수는 차량 10만대당 1건이지만 테슬라는 이보다 많다고 주장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3분기 모델X 1만6000대를 판매했는데 손 씨는 NHTSA에 신고된 사례를 포함해 지금까지 알려진 급발진이 10건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