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의 몸값이 껑충 뛰었다. 최근 3년 만에 900달러 벽을 넘어섰다. 글로벌 지정학상 위험 확대로 자산 가치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3일 오후 홍콩에서 비트코인당 900.40달러에 거래, 3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2010년부터 가격을 형성한 비트코인은 2013년 12월 110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지속 하락했다. 지난해 200달러선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최근 900달러 벽을 넘었다. 900달러 돌파는 지난주에만 15%, 올해 들어서는 107% 증가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올해 주요 통화, 주가 지수, 원자재 계약 등과 맞물려 비트코인이 상승 랠리를 펼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정학상의 위험 요소 확대와 미국 대통령 선거 등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러시아 외교관이 터키에서 총격으로 사망하고 독일 베를린에서 12명이 테러로 숨지면서 지정학상의 불안감이 높아졌다. 여기에 위안화 가격까지 위축되면서 대체 수요 자산 수요가 높아지면서 비트코인이 다시 주목받았다. 또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이후 내년부터 미국의 긴축 재정이 예상, 비트코인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 비트코인 거래소 훠비(Huobi)의 한 애널리스트는 “유럽에서 테러 공격이 발생한 후 대체 자본 시장 수요가 늘었고, 트럼프 당선 이후 금 가치까지 떨어지는 상황”이라면서 “글로벌 불안정서까지 맞물리면서 거대 자금이 비트코인 시장으로 몰렸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사이버 공간에서 거래되는 특성상 정부 규제와 통화 정책 변경 영향을 덜 받는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자에게 안전한 피난처로 인기를 끌고 있다. 비트코인 거래소 측은 “900달러를 넘어 1000달러대까지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했다.
토마스 글룩스만 게이트코인 최고마케팅책임자는 “미국 연방준비이사회 금리 인상 발표로 신흥 시장 투자자들이 약세 통화 자산으로부터 벗어나 비트코인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이 800달러선을 넘어 1000달러대를 유지하는 게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비트코인 가격 변화>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