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JSR-IMEC 합작 RMQC, EUV용 PR 새해 양산

삼성전자, 인텔, TSMC는 7나노 미만 시스템반도체 생산 공정 일부에 극자외선(EUV) 노광 공정을 도입키로 하고 내년부터 장비를 본격 도입한다. ASML의 EUV 장비는 대당 하루 1500장의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성능 개선을 이루고 있다. 현재 양산 라인에 설치된 불화아르곤 액침(immersion) 노광 장비는 하루 5000~6000장의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어 `여전히 처리 성능이 낮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소자 업계는 일부 중요한 박막층 회로 패턴에 EUV를 사용하면 원가를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제 공은 재료, 부품 분야로 넘어왔다. 장비 성능은 어느 정도 개선됐지만 포토레지스트(PR), 마스크 보호용 펠리클, 마스크 검사 장비 개발 진척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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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구치 요시카즈 EUV RMQC 이사

일본 반도체 재료업체 JSR는 지난해 벨기에 반도체 연구기관 IMEC와 EUV 노광 공정용 PR 양산을 위해 합작사 `EUV RMQC(Resist Manufacturing&Qualification Center NV)`를 설립했다.

필름 사진을 현상할 때 감광제가 필요하듯 반도체 노광 공정에서도 PR는 필수 재료다. 노광은 금속으로 설계 패턴이 새겨진 마스크 원판에 빛을 쪼이고, 마스크를 투과한 빛은 PR가 도포된 웨이퍼로 전사해서 회로 패턴이 형성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EUV 노광 공정은 10나노 이하 초미세 패턴을 형성하기 때문에 PR 재료 역시 그에 맞게 새롭게 개발돼야 한다.

JSR는 반도체 PR 개발 생산 분야에서 세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회사다. IMEC는 EUV 노광 장비를 보유하고 있어 재료 신뢰성 평가가 가능하다. EUV 노광 장비 가격은 대당 수천억원이어서 개별 재료 업체가 장비를 구매해 신뢰성을 평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JSR와 IMEC가 EUV RMQC를 세운 배경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전자신문은 EUV RMQC의 야마구치 요시카즈 이사를 만나 EUV PR 개발과 양산 상황을 들었다. 야마구치 이사는 JSR의 정밀화학 사업개발 책임을 겸하지만 이날 인터뷰는 EUV RMQC 이사 입장에서 진행했다. 그는 “내년 EUV용 PR 양산 체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EUV RMQC는 무엇인가.

▲일본 JSR와 벨기에 반도체 연구기관 IMEC가 공동 설립한 EUV PR 생산법인이다.

-설립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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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EC는 ASML의 EUV 노광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소자 업계는 EUV PR의 완벽하면서도 일관된 품질을 원한다. 품질이 들쭉날쭉하면 수율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재료 품질을 보증하려면 만든 뒤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 IMEC는 EUV 노광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IMEC의 설비 인프라, JSR가 보유한 제조생산 기술 인프라를 합쳐지면서 EUV PR의 개발·제조·품질 보증까지 일괄 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다.

-EUV RMQC처럼 EUV PR 생산과 품질 검증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업체가 있나.

▲들어본 적 없다. EUV 장비 가격이 워낙 비싸기 때문이다.

-EUV RMQC는 어떻게 운영되는가.

▲EUV RMQC는 JSR의 EUV PR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기술을 갖춘 재료 업체라면 어디든 RMQC의 생산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 비유하면 반도체 파운드리 시설을 들 수 있다. JSR와 IMEC가 합작했지만 EUV RMQC는 중립 운영이다. 보안 칸막이는 기본이다. JSR의 정보를 다른 회사가 알지 못하듯 다른 회사 정보가 JSR로 흘러들어 가지 않게 운영될 방침이다. 새해 2월 5~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국제반도체기술학회(ISSCC) 2017에서 이 같은 운영 방안을 자세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EUV RMQC를 활용할 잠재 고객군은.

▲JSR는 이미 관련 내용(EUV RMQC에서 EUV PR를 생산한다는)이 공개돼 있지만 다른 기업은 내가 말할 수 없다. PR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여러 기업이 포함되지 않겠는가. EUV RMQC의 존재 이유는 관련 생태계를 더욱 강화하자는 것이다.

-기존의 불화아르곤 PR와 EUV용 PR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알려져 있다시피 불화아르곤(193㎚)과 EUV(13.5㎚)는 파장이 다르기 때문에 해상도 차이가 있다. 반응하는 구조도 다르다. 분명한 것은 부화아르곤 PR를 상용화한 업체 정도가 EUV PR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EUV PR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과제는.

▲복잡한 문제다. PR 민감도를 높이면 동일 광원 성능으로도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품질 확보가 어려워진다. 반대로 품질을 확보하려면 처리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하나를 달성하려면 다른 목표 달성이 늦어지는 트레이드 오프 관계라고 말할 수 있다. PR 민감도는 해상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트라이앵글 트레이드오프`라고 일컫는다.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재료 내 결함 컨트롤 능력이다. 수율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고객사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소다.

-EUV RMQC의 양산 일정은.

▲내년 양산이 목표다. 실제 고객에게 공급될 것이다. 지금은 파일럿 라인에서 시험 생산이 이뤄지고 있지만 내년 4월이면 양산 공장이 마련된다. 늦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궁극으로는 20나노 이하 D램, 10나노 이하 시스템반도체 양산에 EUV PR가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생산 용량은 어느 정도인가.

▲보안 사항이어서 밝힐 수 없다. 그러나 내년에 마련되는 양산 라인은 초기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공간이 충분해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UV PR가 양산되면 후방 생태계가 완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가.

▲장비는 이미 ASML이 밝힌 대로 양산 라인에 도입될 정도까지 성능이 올라온 것으로 안다. 그러나 PR뿐만 아니라 레티클을 포함한 마스크 장치와 이를 검증하는 마스크 검사 장비도 상용화 수준에까지 완성도가 높아져야 한다. 이 모든 것이 한 방향으로 가야 EUV 생태계가 마련될 것이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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