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소프트뱅크가 조성하는 1000억달러(약 116조원) 정보기술(IT) 펀드에 투자할 전망이다. 혁신기술을 선점하는 동시에 미국 투자확대를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에게도 메시지를 보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애플이 소프트뱅크와 1000억달러 펀드 참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애플 투자 규모가 최대 1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주도하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는 세계 IT기업에 5년간 1000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소프트뱅크와 중동계 자본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유망 첨단 기술 분야에 주로 투자할 예정이다.
애플은 소프트뱅크비전펀드 투자를 통해 혁신 사업 아이디어와 기술을 수혈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 현금 보유고는 2376억달러에 이른다. 애플은 중국 차량호출업체 디디추싱에 10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음성인식 전문업체 시리, 지문인식 전문기업 어센텍 등을 인수해 아이폰에 탑재하기도 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끊임 없이 외부에서 뛰어난 재능과 지식재산권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의 소프트뱅크비전펀드 투자는 신기술 확보를 넘어 트럼프 당선인을 향한 메시지라는 시각도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며칠전 트럼프를 만나 비전펀드 절반인 5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 5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애플은 트럼프에게서 미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라는 투자 압박을 받고 있는데, 소프트뱅크비전펀드를 통해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분석이다.
현재 애플과 소프트뱅크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2008년 일본에서 아이폰의 독점적 판매자가 됐고, 아이폰을 앞세워 2011년에 일본 3위 이동통신사가 됐다. 소프트뱅크는 2만명 직원에게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나눠줄 정도로 `애플 매니아` 통신사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