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도 탄핵받은 지도자들이 적지 않다. 가장 최근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사례는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다.
호세프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로 떠올라 브라질 첫 여성 정상이 됐다. 그러나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막기 위해 국영은행의 자금을 사용하고 이를 되돌려주지 않는 등 재정회계법을 위반하고 장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탄핵당했다. 브라질 정치권은 2014년 대선을 앞두고 호세프가 정부의 경제실적을 과장하기 위해 이런 편법을 썼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상원은 올해 8월 31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고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61표, 반대 20표로 통과시켰다. 호세프는 탄핵안 가결 하루 만에 대법원에 탄핵무효 소송을 제기했으나 10월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무효 소송을 기각했다.
앞서 브라질에서는 1992년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바 있다. 1990년 3월에 취임한 콜로르 전 대통령은 잇단 비리 의혹으로 여론이 악화되면서 1992년 12월 탄핵안이 가결돼 사퇴했다. 그러나 몇 년 뒤 대법원이 콜로르의 탄핵 사유에 구체적 증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그는 현재 상원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에콰도르에서도 1997년 압달라 부카람 대통령이 부패와 공금횡령 혐의로 취임 6개월만에, 2005년 루시오 구티에레스 대통령이 신자유주의 선회에 대한 국민저항으로 탄핵됐다.
페루에서는 일본계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이 2000년 부패 혐의로 자진 사퇴하고 일본으로 도주했다. 그는 2007년 페루로 강제소환돼 2010년에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파라과이에서는 2012년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이 아순시온에서 벌어진 경찰과 농부들의 충돌로 17명이 사망한 책임으로 탄핵당했다.
필리핀에서는 2000년 7월 조지프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당선 2년 만에 뇌물 혐의 등이 문제가 돼 탄핵심리가 시작되자 사임했다. 인도네시아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은 2001년 조달청 공금횡령 사건에 연루돼 탄핵됐다.
미국은 지금까지 3명의 대통령이 탄핵 소추를 받았다. 앤드류 존슨 대통령은 1868년 `공무원 임기법` 위반 혐의를 받아 탄핵 심판대에 올랐으나 정족수 미달로 탄핵소추안이 상원에서 부결됐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주인공인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1974년 하원에서 탄핵안을 결의했다. 탄핵 표결을 앞두고 스스로 물러났다.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도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몰렸다.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됐으나 상원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했다.
러시아에서도 1999년 보리스 옐친 대통령 탄핵이 추진됐지만 부결됐다. 천수이볜 대만 총통은집권 당시 야당이 탄핵안을 제출해 위기를 맞았지만 대국민 사과로 탄핵을 면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