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회가 발의한 게임관련 법안 중 3분의 1이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업계가 자율규제를 준비 중인 가운데 내년 역시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입법 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올해 5월 30일 20대 국회 개원 후 총 9건의 게임 관련 법안(위원장 대안 제외)이 제출됐다. 3건은 확률형 아이템 확률 의무 공시 법안이었다. 확률형 아이템은 이용자가 내용물을 모르고 구입하는 모바일게임 아이템을 통칭한다.
2건은 게임 위변조, 복제 게임 제재 방안을 담았다. 2건은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에 명기 된 `당해`를 `해당`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12월 7, 8일 연속으로 발의된 게임법 개정안은 내년 1월 시행하는 자율심의를 앞두고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비영리게임 등급을 면제하는 내용이다.
업계와 정치권 이견이 크지 않은 위조, 복제게임 제재와 단어 정비 법안은 올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남은 법안 5건 중 3건이 `확률형 아이템 제재` 관련 법안이다.
게임업계는 지난달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중심으로 정책협의회를 구성하고 자율규제 가이드라인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K-iDEA는 기존 `구간별 아이템 확률 공개`에 머물렀던 자율규제를 △개별 아이템 확률 공시 △게임 내 공시 △위반 시 페널티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내년 1분기 최종안을 발표한다.
국회 등 정치권은 업계 자율규제만으로는 이용자 권리를 충족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자율 규제 강화안에서 언급한 내용을 법으로 강제하고 책임을 묻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근 중국 정부가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시를 강제하며 법안 통과에 힘을 얻었다. 중국 문화부에 따르면 내년 5월부터 중국 안에서 서비스하는 온라인게임은 공식 홈페이지나 별도 웹페이지에서 판매 중인 확률형 아이템 성능, 내용, 수량, 합성 확률을 공개해야 한다. 모바일게임까지 적용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예상이 나온다.
게임업계는 무리한 입법보다는 자율규제 효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용자 층이 이미 확률형아이템에 민간하게 반응하는 만큼 자정작용이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로 넥스트플로어는 최근 출시한 모바일게임 `데스티니 차일드`와 관련해 이용자에게서 확률 오류 문제가 제기되자 조기 해명과 보상으로 사태를 진화했다.
게임사 관계자는 “업계가 자율규제 강화를 준비하는 만큼 입법 논의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모바일게임사 대표는 “업데이트 주기가 짧은 모바일게임은 게임 밸런스가 생명”이라면서 “굳이 법안으로 강제하지 않아도 무리하게 확률을 낮춰 잡거나 공개된 정보와 다르게 임의 조작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