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려워요.”
지난달 30일 오전, 인천 대건고등학교 2학년 소프트웨어(SW) 수업이 시작되자 학생들이 고통스러운(?) 소리를 이곳저곳에서 냈습니다.
다른 학교와 달리 대건고 학생들은 교실 의자에 앉아마자 컴퓨터를 켜는 대신 공책을 펼쳤어요. 대건고는 조금 난이도 있는 과정을 학습하고 있었어요. 프로그래밍을 하기 전에 알고리즘을 먼저 만들어 보는 거죠.
이날 대건고 학생들은 프로그래밍 언어 반복문(while문)을 공부하고 있었어요. 조건식을 만들어 참인 문장을 반복해서 실행하고, 거짓이면 분장을 실행하지 않는 방식인데요. 복잡한 과정이죠. 왜 대건고 학생들이 어렵다고 얘기했는지 어렴풋이 이해가 되나요?
그래도 대건고 학생들은 꿋꿋하게 반복문을 만들어 고치고, 친구들과 논의하면서 수업을 즐기고 있었어요. 조건문을 만들어 놓고, 컴퓨터를 켰어요. 이날은 구구단을 출력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먼저 만들어본 조건문을 컴퓨터 프로그램에 입력하고 실제 작동하는지 확인해봤어요. 자신이 만들어본 프로그램이 제대로 동작하면 그보다 짜릿한 게 없겠죠?
전병욱 학생(2학년)은 “처음에는 어렵지만 배울수록 실력도 늘고 보람도 느낀다”면서 “앞으로 살아가는 세상은 정보기술(IT)에 더 의존할 테니 이렇게 배워두면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어요. 전병욱 학생은 SW교육을 접하면서 막연하게 가졌던 컴퓨터공학자 꿈도 명확해졌다고 하네요.
대건고는 SW선도학교로 다양한 SW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대건고는 인문계 고등학교지만 입시뿐 아니라 학생들 적성 찾는 과정에 심혈을 기울여요. 로봇중점반, IT중점반 등 분야별로 SW를 접목해 수업을 제공해요. SW가 산업 곳곳에 적용되는 시대에 바람직한 교육 방법으로 주목받아요.
1학년 로봇 중점반 학생들은 로봇을 제어하는 프로그래밍과 센서를 활용한 로봇 설계 등을 배워요. 엠비즈메이커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창작 작품도 만들어요. 진로수업과 연계한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아두이노를 이용해 자신만의 창작물도 만들고요. 컬러센서, 초음파 센서 등을 이용해 로봇을 조종해요.
방과후에는 1, 2학년 중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엔트리와 엔트리 센서보드를 활용한 프로그래밍 수업을 해요. SW에 관심있지만 접할 기회가 없던 학생들에게 인기랍니다.
정진성 대건고 교감선생님은 “실제 수업을 진행해보니 SW에 대한 학생들 흥미와 자신감을 높이고 문제 해결력과 창의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많은 학생들이 꾸준히 SW를 접하고 흥미를 찾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