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소재 연구현장을 찾아서]"저성장 터널 돌파하려면 소재 연구는 선택 아닌 필수"

#발광다이오드(LED)는 최근 각광받는 조명 광원이다. LED 조명을 가능케 한 청색 LED는 1993년 나카무라 슈지에 의해 개발됐다. 질화갈륨(GaN) 계열 소재를 적용해 `20세기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통념을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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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와 동시에 전세계에서 각광 받은 아이폰은 휴대전화 전면을 유리로 채웠다. 기존 4㎜ 두께의 유리를 1.5㎜까지 줄이는 `소재 혁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제품이었다. 이 유리는 심지어 더 강하고 투명했다. 소재 연구는 본질적으로 미래지향적이고 파괴적이다.

최근 미래 소재 연구개발(R&D)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이 처한 `샌드위치` 신세를 면할 핵심 열쇠를 소재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 선도국 지위에 올랐다. 미국, 일본은 주도권을 넘겨줬지만 여전히 막대한 부를 창출하고 있다. 소재 분야 1등 경쟁력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핵심 소재를 해외에서 수입, 외화 유출 현상을 겪고 있다.

한 연구자는 “글로벌 차원에서 경쟁이 이뤄지면서 기존에 있던 소재를 국산화하는 것은 의미가 많이 퇴색됐다”면서 “일본 산업이 죽은 것 같지만 여전히 건재한 이유는 소재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제는 선진국 따라잡기식 연구가 아닌 파급력 있는 미래 소재 원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완제품 조립 생산 능력은 이미 과포화 상태다. 후발 주자 추격도 매섭다. 이제 우리가 만드는 상품의 가치는 핵심 소재의 물성에 따라 좌우되는 시대가 왔다.

또 다른 연구자는 “소재 산업은 미국, 일본 같은 선진국이 핵심 기술을 무기로 독과점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한국 경제 성장을 위해서도 소재 기술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투자가 어려운 미래 소재 분야에는 적극적인 정부 투자가 요구된다. 학제를 초월한 기초 연구와 아이디어가 접목돼야 완전히 새로운 물성의 소재를 확보할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 미래소재 연구 과제를 발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빅데이터, 계산과학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최신 연구 기법도 주목받고 있다. 길게는 수십 년이 걸리는 소재 R&D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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