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물 위, 수중을 자유자재로 이동하는 드론이 등장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프로펠러 4개로 비행하는 쿼드콥터 드론에 잠수정 기능을 추가한 제품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공중과 수상, 수중에서 모두 기동할 수 있다.
기술원은 이와 관련한 개념 설계를 마치고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현재 1차 시제품이 성공적으로 나왔다. 크기는 직경 50cm 정도다. 수중 특이 소음을 감지하는 음향센서 하이드로폰을 장착해 물속 감시·정찰용으로 쓸 수 있다. 수중 생태계 정보를 습득하는 데도 활용 가능하다.
과거에도 어뢰 모양 해양드론이 군사용으로 사용됐다. 우리 군(軍)도 5년 전 해외로부터 이 드론을 들여와 실전에 배치했다. 해양 감시 장비와 잠수함 기능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겼다. 하지만 임무 수행이 종료되면 군에서 배를 띄워 드론을 회수해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랐다.
기술원은 이 같은 불편함을 해소했다. 이번에 개발한 드론은 바다 위 목표 지점까지 날아간 뒤 수중 감시·정찰 작업을 진행, 다시 육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다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있다. 배터리 사용시간이 길지 않다. 공중에서 15분, 수중에서 15분 총 30분가량 작동한다. 이를 2시간 이상 늘리는 게 기술원 목표다.
기술원은 또 외산에 의존했던 해양드론을 국산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방위사업청의 국산화 연구 과제를 통해 국내 바다 환경에 최적화된 해양드론 시제품을 최근 선보였다.
이 드론은 모터가 없다. 자체 추진력을 이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해류를 타고 이동한다. 잠수 시 중력을, 떠오를 때는 부력을 활용한다. 좌우 이동은 드론 내 배터리가 무게 추 역할을 담당, 몸체 기울기를 조정하면서 방향을 바꾼다. 새가 몸을 비틀어 방향을 트는 것과 비슷한 형태다.
덕분에 최대 90일까지 장시간 작동한다. 물에 들어가면 지상과 통신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일정 시간마다 물 위로 올라와 위성통신으로 새로운 명령을 전달 받는다. 제품 크기는 직경 2.3m에 무게 50kg(배터리 포함)이다.
박요섭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는 “해양과학 분야는 수요처가 많지 않아 시제품이 나와도 양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로봇경연대회처럼 우수 기술로 선정된 기술에 대해선 정부와 기업 차원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