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기준 우리나라 식품산업 규모는 164조원에 달한다. 10년 전과 비교해 약 80% 고속성장을 거뒀으며, 세계 14위 식품산업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먹거리`에 치중했던 전통 식품산업은 `바이오`를 만나면서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탈바꿈한다. 각종 식품 소재 추출물을 BT에 접목해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화장품 등을 개발한다. `바이오 소재` 산업으로 거듭난다.
충청남도 부여군에 위치한 한국식품마이스터고등학교는 식품산업 고도화를 견인하는 인재 양성소다. 1953년 홍산농업고등학교로 개교해 충남발효식품고등학교 등을 거쳐 2015년 한국식품마이스터고등학교로 개편했다. 국내 식품 관련 마이스터고로는 최초다.
한국식품마이스터고는 2015년 입학생인 2학년부터 식품품질관리과와 식품제조공정과로 나눠 교육한다. 식품 생산, 제조 과정을 관리·감독하는 인력 양성이 목표다.
생존을 위해 섭취해야 했던 식품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도구로 변했다. 식품에 대한 안전성, 기능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제조, 생산 실무경험을 갖춘 관리자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학교는 판단한다.
박천세 한국식품마이스터고 교사는 “식품 제조, 가공, 유통 과정에서 품질을 관리·감독하는 인재 양성이 학교 목표”라며 “최근 바이오산업이 부각되면서 BT를 접목한 고부가가치 식품 영역도 교육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이스터고인 만큼 실습환경도 완벽히 구비됐다. 학교에는 총 4개의 실습동이 있다. 가장 심혈을 기울여 구축 중인 식품제조공정실습동은 전처리, 살균, 농축, 냉장, 가공 등 식품가공 전 과정을 실습할 수 있다. 생산 가능한 종류도 음료, 소스부터 농축산 가공품 대부분이다. 단순 식품 외에도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건강기능식품 생산을 위해 추출기, 제화기 등도 구축할 계획이다.
품질관리동은 성분 분석, 미생물 분석 등 완제품을 검사하는 교육이 이뤄진다. 식품에 들어간 성분을 확인하고, 대장균 등 미생물 오염 여부를 판단한다. 식품 생산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과 품질·공정 안전성 교육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점이 경쟁력이다.
종합실습동은 장류와 같은 발효식품에 대한 추출, 가공, 생산이 실습된다. 이곳에서 학생들이 직접 만든 곡물과자와 음료수 등은 지역 축제나 박람회에 소개돼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 내년 운영 예정인 물류·유통동은 학생들이 비즈니스 마인드를 함양하는 시설이다. 지역 농가에서 만든 식품을 재가공하고, 포장해 유통하는 거점이 된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지역 식품을 전시하고, 온·오프라인으로 판매 전략을 수립한다.
학교 교육 프로그램 외에 학생 주도적 탐구 활동도 활발하다. 식의약 영리더, FRnaDS(식품반) 등 학생들이 주도해 동아리를 만들고 교사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교사들도 식품분석기기, 품질검사, 식품제조기계 동아리를 자발적으로 만들어 학생 동아리나 교과과정 교육을 지원한다.
이병대 한국식품마이스터고 교장은 “학생들의 가장 큰 장점은 교과학습이나 동아리 활동 등을 자기 주도적으로 한다는 점”이라며 “졸업 후 취업을 해야 하는 특성상 자기 주도적 성향은 학생들이 빨리 적응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한국식품마이스터고는 2018년 2월에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이미 오뚜기, 빙그레, 롯데푸드 등 30여개 국내 대표 식품기업과 산학협력을 체결했다. 올해 2월 졸업생 기준 93% 취업률을 자랑한다. 식품회사 외에도 진바이오텍, 청원오가닉 등 바이오·건강기능식품 회사에도 취업했다.
이병대 교장은 “단순 생산직이 아닌 식품 R&D과 관리감독을 전담하는 인력 양성이 목표”라며 “바이오산업이 확대됨에 따라 식품 바이오 영역에서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교육과정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